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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Mar 17.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공부란 그 배경을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갑옷으로 두껍게 온 몸을 감싼 무사들에게 일반 병사들이 똑같은 창칼을 휘둘러봐야 당해내기 어려웠을 터이다. 중국에서는 긴 월도와 편곤ㅡ 도리깨로 더 먼 거리에서 제압하는 방식을 발달시켰다. 기효신서의 저자였던 명장 척계광 장군 역시 등패수와 낭선창수와 궁수, 조총수를 적절히 배치한 원앙진으로 명나라 남부 해안에 들끓던 왜구들을 격퇴하였다. 조선은 기병과 화포, 궁수로 적을 무찔렀으니, 문과의 선비들도 활쏘기에 능했고, 지방 현령들조차 절벽 너머의 과녁을 맞히는 일을 놀이로 삼았으며, 탄금대에서 패한 신립 장군도 원래 북방에서 이민족들보다 말을 잘 탔다던 기병 전술의 대가였다.


일본은 유술이 발달하였다. 칼을 놓치거나 빼앗기면, 상대의 칼을 빼앗아야 했으며, 두꺼운 갑주를 상대로 맨손발질은 여간해서 어려웠기 때문에, 메어쳐 던지거나 관절을 꺾어 쓰러리는 기술을.썼다. 사무라이들이 칼을 놓고 개화에 들어설때도 유술은 더욱 심화되어 심지어 앉거나 누운 자리에서도 상대를 제압할수 있도록 발전하였다.


이러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왜 갑자기 중국무관에 입문하여 긴 봉술을 배우는지, 유술을 배우며 왜 누워서 허우적대어야 하는지 깨닫기 어려울 터이다. 이택후 선생의 중국근현대의 문예 운동을 읽을때에도 그 당시의 환경이나 문학을 접하지 못했으니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지금 읽는 마루야마 선생의 글 역시 당시 일본의 배경을 명확히 모르므로 악전고투 중이다. 다행히도 17세기 도쿠가와 막부의 이야기가 나오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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