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이번 내용이 좀 이해하기 쉽네
인류의 기본 근간 산업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농업이었기에, 자연현상이 마치 하늘의 뜻인듯 보였고, 그래서 하늘의 법칙에 순응하는 태도가 곧 윤리적이며, 사회적으로도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의견에 깊이 동의한다. 마루야마 마사오가 당대 학계의 천황으로 찬사받았듯, 근세의 경계를 나누는 이는, 소라이학이라는 갈래까지 만들어낸 오규 소라이였다. 그는 그 이전까지 자연법칙을 규범화하여 마치 진리인양 설파한 고대의 사상가들을 비판했으며, 인위적으로 제도를 만들어낸 성인 聖人들이야말로 인류 역사에 기여한 이들이라 찬양하였다.
흑선 黑船 ㅡ 쿠로후네로 흔히 일컬어지는 외세의 막강한 힘 앞에 다시 옛 사상 아래 한 민족으로 결집해야 한다며, 가장 자연법칙을 따르는 농업을 집중발전시키고 계급사회를 부활시키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자원과 영토에 상관없이 뛰어난 제도와 기술, 즉 인위가 막강한 제국을 만든다는 이들도 있었다. 일본의 근세ㅡ근대는 결국, 그 시대의 한국, 중국도 그랬듯이, 옛 사상과 지금의 사상이 소용돌이치며 부딪히는 시대와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