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er병문 Aug 23.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번외편 ㅡ 해가 확실히 짧아지고 선선해졌다.

퓔은 나와 비슷한 때에 입문한 젊은 청년이지만, 개인사정으로 오래 한 번 쉰적이 있었고, 복귀한 뒤에도 무릎을 한번 다쳐 오래 쉬었다. 본디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출신이라 무공의 깊이는 이미.내가 따를수 없고, 태권도를 사랑하는 마음도 커서 몸을 다쳐서도 본인 시간 써가며 자동차로 동문들을 실어나르며 대회를 돕기도 했다. 미국 생활을 오래 해서 영어도 사실 나보다 뛰어나다. 나는 단지 그가 두어번 오래 쉴때에도 끊임없이 도장에서 연습하고 연습해서 겨우 3단을 받았지만, 퓔은 이제 초단을 받았음에도 나의 무공보다 훨씬 뛰어나다. 하기사 그는 나보다 젊고 재능도 있는데다, 내가 술 마시고 책 읽고 습작한답시고 샛길에서 청춘을 태울때도 꾸준히 국기원의 태권도를 연마했을 터이다. 그의 시간이 이미 나보다 길었을 터이므로 이는 당연하다. 그러므로 나와 콜라 부사범은 가끔 그에게 국기원 태권도식의 발차기 훈련법을 종종 배우는데, 양발을 빠르게 놀려가며 전후좌우 종횡무진하고, 보이지 않는 사각에서 벼락같이 날아오는 발차기들은 그 진수다. 당장 최근의 맞서기들에서 국기원 고단자이신 동갑내기 정 사범님의 돌려차기에 나는 얼마나 당했던가. 뻔히 복부로 오른돌려차기가 날아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번번히 피하거나 막지 못하고 고스란히 다 맞았다.


그러므로 어제 퓔과 나와 콜라 부사범은 서로 교대로 미트를 들어주면서 좌우로 움직이며 앞차부수기, 돌려차기, 옆차찌르기를 빠르게 차는 연습을 했었다. 권투나 킥복싱처럼 성큼성큼 간격을 생각하며 이동하지 않고, 잰발로 대각선을 그리며 숨가쁘게, 이동하던 발이 그대로 직선이나 곡선을 끌며 상대를 차야한다. 아직도 주먹 우선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내게는 꼭 필요하면서도 어려운 훈련이었다. 고작 3종류 발차기, 좌우 열번씩 찼는데도 V자를 그리며 이동하며 차다보니 등과 엉덩이, 뒷허벅지에 근육통이 생겼다.


오늘은 서둘러 돌아와 사주찌르기, 막기부터 계백 틀까지 마치고, 어제 연습했던 이동하며 치고 차는 연습을 짧게 했다. 아무리 짧더라도 역시 매일 조금씩 움직이며 공격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동하며 치고 찰 줄 모르면 그토록 정성들여 연습한 틀도 결국 체조나 춤밖에 아니될 터이다.





작가의 이전글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