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162일차.ㅡ 남극의 셰프도 늘 솜씨를 갈고 닦는데.

by Aner병문

지금 어느 유명 스트리밍 앱에 수많은 요리사들을 불러다 솜씨를 겨루는 방송에 내 지인이 나온다고, 너가 말해줘서 알았다. 그는 한때 일본 영화처럼, 극지방에 파견된 이들의 식사를 맡으신 분이었으니, 솜씨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내와 같은 고향 말씨, 뚝심있는 외모와 친근함으로 우리 부부는 어린 소은이와 단골삼아 자주 갔다. 우리 집과 근처에 그의 업장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머님께서 편찮으시어 한동안 찾아뵙지 못했을때 그 역시 업장을 결국 정리하고, 다시 다른 주방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전했다. 나보다 형님뻘일 그는 출중한 실력에.성실하기까지 해서, 다른데서 사먹는 순대와는 비교도 안될 순대를 새벽마다 말고, 삶았다. 그토록 솜씨가 좋고 음식이 맛있었는데도 업장 운영은 그만으로는 부족한지 한동안 아니 보이시다 결국 방송에도 나오시게 되었는가보다.



여기까지의 문단은, 아침 도장에서 짧게 나마 연습하고 빠르게 목욕하고 회사로 넘어가는 지하철에서 두드린 것이다. 주말 동안 출근한 다음, 아침 훈련도 못하고 멍하니 교회 다녀오고, 교회 아가들 봐주고 나니 견딜수없이 피곤해서 나는 한두시간 아내와 교대하여 잠들었고, 오후 여섯시쯤 되어야 배는 고파서 아내가 해준 짜파게티에 고량주 두어 모금 입에 문 뒤에야 겨우 정신이 들고, 활력이 났다. 그때쯤은 감기 증세 다 떨치지 못한 아내가 또 힘들어해서, 나는 술기운 커피기운으로 어찌저찌 버티었다. 그러나 사실 드물게 좀 겁이 났는데, 걱정할 정도로는 아니라 해도 나이 마흔에 자꾸 지쳐 술이나 커피에 의존하는 이가 될까 겁났다.



오후에 너는, 잠이 워낙 모자라 그렇다 했다. 하기사 소은이 때문에 자주 깨는 데다, 출퇴근 후 평일에는 육아, 남는 시간에 태권도 훈련, 독서라도 하려면 쉬는 시간을 줄이고 잠을 깎는수밖에 없다. 너는 그 여파가 그때문에 오는거라 했고, 나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래서 사실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고작 한거라곤 삼십분간 빠르게 손발 치고차기 연습을 한것 뿐이었는데, 훈련일지의 맨 첫 문단을 쓰고, 회사에 출근했을때는, 고작해야 삼십분 훈련, 몸풀기마냥 활기차서 집에서 연습을 좀 더 하고, 다시 희랍철학입문과 영어, 대학 공부를 좀 해야겠다 싶었는데, 8시간 근무에 벌써 녹아버렸다. 내 늦은 퇴근에, 여동생이 소은이 좀 돌보다 집에 가고, 어머니 아버지는 이미 지치시었다. 아이는 잠을 못 이겨 내 옆에서 데굴데굴 구른다. 아내는 잠이 보약이랬고, 너는 하루 일곱시간은 자야 된다고 했다. 내 모자란 솜씨로 삶을 채우기에 남들같은 24시간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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