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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Dec 19.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본격부녀육아일지 ㅡ 딸내미와 사람, 그 2탄

연일 날이 춥던 요즘이었다. 벙어리 장갑을 깜빡 잊은 어느 날, 아이는 이 정신없이 나이먹는 조그마한 사내도.아비라고, 양손으로 내 손을 꼭 붙들고는 아빠 손 엄청.따뜻하다아, 하며.헤헤 웃었다. 제 아비 닮은 동그란 얼굴이 꼭 껍질 깎아낸, 촉촉한 물복숭아 같아 마음이 또 울컥했다. 나이.먹으니 자꾸만 몸 밖으로 물기가 밀려나는지, 자주 코끝이 찡하다.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배워왔는지, 울면 안 돼 를 신나게 부르다 갑자기 내게 물었다. 어? 저 아줌마는.뭐지? 무슨 일일까? 제 앞에서 건널목을 가로지르는 중년 부인을 보며 궁금했는지, 유튜브 영상.속 억양으로 그리 말하였다. 소은아, 뭐지? 가 아니고 누구시지? 겄지. 사람은 누구고, 물건이 뭣이고잉. 아이는 그새.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말을 크게 늘리며, 사아라아아아암? 사람이라구우우우? 사람이 뭐지이이이이? 또 하는 찰나였다. 아뿔싸, 내가 또 내 입으로 무덤팠구나, 아직 대답을 준비못했는데. 하는데 때마침 어린이집 젊은 여선생님이 출근하며 소은아아아아 하시고, 소은이도 선생니이임 하시기에 겨우.위기를 모면했다. 근데 진짜 조만간 빨리 뭔가 답.하나 내야지, 명색이 철학도였던 아비 체면이 말이 아니네ㅜ 딸아, 좀 쉬운거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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