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달 저물고 해 뜨는 길에
간밤의 훈련 열기가 잠들기 전 목욕으로도 완전히 식지 않아 잠들지도 않고 깨지도 않은 상태로 뒹굴거리다 일어났다. 실제로 잠든시간은 3시간이나 되었을까, 온몸에 피로가 다글다글 붙어 다시 불가리안백을 들거나 치고 찰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삼사십분쯤 누워있다 커피 한잔과 껌으로 잠을 깨우고, 두꺼운 책.두 권 짊어지고 아내에게 가는 기차를 타러 나섰다. 해만 저무는게 아니라 달도 저무는 겨울 이른 아침나절, 밤새 눈뜨던 가로등들은 하나둘.눈꺼풀을 떨구고, 아직.완전히 녹지 않은 길 위의 얼음들이 생선좌판 갈치비늘처럼 얽어있었다. 나는 발끝을 깊숙히 바닥에 스미게 하듯 힘주어 걸었다. 이른 주말 아침을 깨우는 이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