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784일차 ㅡ 목숨이 다하도록!
한때 단전 호흡이나 태극권처럼 내가 무공에 빠지던 시절이 있었다. 몇 년 훈련하며 드잡이질 해보니 내 신체 조건이나 근력, 유연성이 다른 이들보다 현저히 떨어져 외가권법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외공과 내공이 단순히 무협지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마다 무공마다 개념도 갈래도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때는 이미 이십대 후반, 주짓수나 유도, 합기유술 같은 유술계열 무공의 맛을 볼때였다. 사족삼아 말을 덧붙이자면 무공 간의 우위는 정말 논할 의미가 없고, 단지 얼마나 강한 이가 얼마나 무공을 우직하고 슬기롭게 익혔는지 만이 중요할 뿐이다.
여하튼 내가권을 익힐 때 목숨 이라는 말의 어원을 처음 알았다. 사람은 원래 뱃속 깊은 곳으로부터 숨을 끌어모으고 다시 뱉어내는 복식호흡을 하는데 나이를 먹으며 몸이 늙고 약해지면서 그 호흡이 점점 얕아지다가 급기야 목에서만 껄떡껄떡 한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주위 어르신들의 목울대가 강팍하게 오르내리는 모습도 보았거니와 내 아이를 키우며 보니 대처 똥그란 배가 울룩불룩하며 그 쪼그마한 몸에 숨을 불어넣고 있기에 문득 배 끝까지 숨을 밀어넣으려 애쓰던 이십대 초중반의 내 모습이 떠올랐었다.
몇 번 말했듯이 무공으로 대성할 마음은 책을 쓰고자 하는 마음과 마찬가지로 애시당초 버렸지만 그래도 목숨이 꿀렁꿀렁하도록 헐떡거리며 훈련은 계속하고 있다. 총각시절에 비하면 십오킬로나 불어난 몸을 계속 뛰게 하며 치고 차려니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즐겁게 괴로웁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