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음식감평)

오늘의 면식수햏(16) - 홍성 ㅈ, 예산 ㅁ

by Aner병문



1. 홍성 ㅈ


냉면국수 좋아하는 여식소은, 전국팔도 유람하며 면옥명가 보인다면 천리인들 마다할까. 홍성 다녀온 일기는 나중에 또 쓸지 모르지만, 하여간 내 딸 소은이는 제 어미 비호 아래, 이틀간 맛있는 냉면은 실컷 먹었다. 소은이가 냉면 좋아한다는 말을 듣자, 지역 속 내 친구 붉은들은 지역의 모든 정보망을 총 가동- 맛있는 냉면집을 많이 찾아다주었다.



홍성 ㅈ은, 붉은들의 회사 동료께서 친히 권해주신 곳이었다. 홍성에서 냉면은, 역시 이 곳이지. 라고 하셨다. 이런저런 일들이 좀 있어서 정신이 없긴 했지만, 하여간 냉면집엔 이미 사람이 많았다. 붉은들은 점심 전부터 대기가 많은 집이라며, 밥 먹기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과연 아직 점심 먹기에는 꽤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은 줄은 서서 많았다. 한참 기다려 들어가고 나니, 제법 넓은 자리인데도 사람들로 빼곡했고, 탁자와 탁자 사이의 빈 공간에는 커다란 수레가 놓여 있엇는데, 빈 접시, 포크, 가위, 밑반찬, 심지어 삶은 달걀까지도 가득 담겨 있었다. 바쁘니까 시간없다, 알아서 꺼내 드셔되 남기지는 마시라는 음식점의 호방한 기개가 느껴졌다.



결론 : 지역 맛집의 기본은 하는 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바깥 밥이 다 그렇긴 하겠지만, 회냉면이 많이 달았습니다. 붉은들과 아내와 소은이는 물냉면, 동석하신 동료께서는 비빔냉면, 하여간 남들과 무조건 다른걸 먹어야 하는 저는 회냉면을 골랐는데, 비빔 양념장이 많이 달았어요. 추후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제가 감량 때문에 평소에는 어머니가 싸주신 주먹밥이나, 혹은 내가 직접 싼 도시락만 거의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는 소은이가 건네준 간식을 무심코 먹다가 너무 달고 짜고 시어서 깜짝 놀란 적도 있었죠. 애들 과자... 많이 먹이는 편은 결코 아니지만, 간이 셉니다. 푸른들과 한 잔 거나하게 하고, 입가심으로 남은 소주에 썬칩을 곁들여 먹을때에도, 술로 혀가 꽤 무뎌진 편인데도 썬칩의 양념맛은 강하게 느껴지지요.



면은 탱글탱글 맛있었고, 육수도 무난했습니다. 양념도 살짝 달긴 했지만, 많이 맵지 않아 좋앗어요. 그 옛날 이대 앞을 주름잡으며 전국적으로 한때 유행했던, 숯불고기 와 냉면을 함께 주던 식당들 마냥, 이 곳도 구운 고기를 함께 곁들여 내놓는데, 사실 냉면보다도 이 고기가 제법 그럴듯했습니다. 염치불구하고 고기 한번 추가해서 더 먹기까지 햇네요. 불향이 제법 나는데, 고기가 기름지면서, 얇게 썰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육고기를 먹어서 그런지 아주 맛있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이 ㅈ 은, 아내 처가 근방에 ㄱ 냉면처럼, 충청지방에서는 제법 세를 떨치는 가맹점이었습니다!







2. 예산 ㅁ



좋은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갈까. 홍성 여행은 원래 예정되어 있던 휴무 3일중 하루 부득이하게 일하게 되면서, 급하게 퇴근하자마자 출발하게 되어 거의 하루를 버리게 된 셈이었다 해도, 2박 3일간 결코 적게 놀진 않았는데, 시간은 순식간에 벼락같이 흘러갔다. 마지막 3일째는, 뜻밖에도 비까지 내려, 아내와 나와 소은이는 늦게까지 꿈지럭거리며 숙소에서 뒹굴거리다, 빵집 한번 가고, 마트 한번 가고는, 소은이 밥이나 먹여주려고 근처 맛있어보이는 냉면집을 찾았다.



사실 길 찾기나 지역 정보 등은 비교적 서툰 편이지만, 아내가 운전을 하니 보통 내가 전화기를 붙들고 맛있는 곳을 찾는 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약국이나 택시 기사님께 이 근방 냉면 잘하는데가 어디냐고 물어보는 나와 달리, 아내는 꼭 인터넷으로 먼저 정보를 찾아보고, 일부러, 식사 때보다 좀 이르거나 늦게 가서, 그때도 사람이 많으면 안심하고 비로소 들어간다. 식사 때 아니어도 사람 좀 있어야 맛있는데 아잉교? 글타고 또 따악 밥 떄 되어가가 오래 기다리모 그건 또 짱난다 말이지~ 아내 말은 백 번 옳았지만, 난 가끔 음식점 잘 가르쳐주는 어르신들도 좋다. 여하튼 운전대 잡은 아내의 기준 따라 이래저래 인터넷을 뒤져가며 찾았던 집이었다. 때마침 어른들 드실 채소와 과일을 사는 대형 직거래 판매장과 많이 멀지 않아 좋았던 기억이엇다. 다만 식사 때를 살짝 넘겨서 갔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 약간 불안하긴 했는데, 아내는 씨익 웃으며 내리자고 했다. 오, 어찐 일이여, 여보 레이다망에 거시기헌거여?(여보 기준에 맞는 집인거야?) 아내 말이 걸작이었다. 여보, 이 집 처마에 걸린 저 덩쿨들 보이니껴? ...뵈지, 저게 뭐여, 칡인가? 칡은 무쓴, 저거이 으름덩굴인기라, 토종멜론. 아, 그게 저거여? 알기야 알제. 하모, 저거 기르기가 을매나 빡세다꼬요, 저거 키우는 집이모, 여유 좀 있는 집이라, 맛 좀 있을 겁니데이. ...참, 아내의 맛집 기준은 여러모로 엄정하다.



결론: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오히려 괜찮았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떨어져서 약간 을씨년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이제 곧 서울 올라갈 생각을 하니, 세 가족 모두가 에휴, 좋은 시간 다 끝났네~ 싶긴 했죠. 홍성 지방 근처의 두 번째 냉면집인데, 몇 가지 이 지역의 특색이 보입니다. 첫째, 숯불고기와 면을 같이 줍니다. 둘째, 달걀을 삶아서 고명으로 올려주지 않고요, 애초에 밑반찬으로 사람당 1개씩 껍질째로 나오거나, 혹은 밑반찬 더 담을 수 있는 부뚜막에 가득 올려줍니다. 이건 확실히 더 좋았던듯해요.



이 집은, 일전에 갔던 ㅈ 에 비해 고기는 다소 떨어졌지만, 양념이 덜 자극적이어서 좋았습니다. 살짝 더 맵긴 했고, 실제로도 양념이 많이 매우니 너무 많이 더 넣지 말라는 문구가 있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확실히 먹을만하게 매웠고, 달지 않아서 좋았어요. 다만 물냉면 육수에 비해 비빔냉면 쪽 육수는 뭔가 식초 맛이 더 들어갓는지 살짝 균형이 안 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있습니다. 확실하게 안주용 냉면을 표방했던 ㅈ에 비해 이 곳 냉면은 좀더 식사에 가까운 느낌이었고, 그래서 우리 가족이 들어오기 바로 전 손님도 어르신 손님들이셨고, 그리고 근처 회사에서 달밥을 정해놓고 드시는지, 한꺼번에 점심값을 계산하러 오시는 모습도 보기도 했네요.



다시 서울로 향하는 먼 길을 떠나기 전, 아내와 딸이 화장실을 가는 동안, 저는 묵묵히 식탁을 치우고 계시는 사장님께 여쭈었습니다. 사장님, 뭐 하나 여쭈어도 될라는가요? ...물어보셔요. 젊고 잘생기고 과묵한 사장님이셨습니다. 여그가 원래 민물매운탕 집이었는가보지요, 바깥 유리창에 민물매운탕, 참게탕, 붕어탕 뭐 이런거 있던디, 그런것도 될라는가요? 사장님은 피식 웃으셨습니다. 이 집이 원래 매운탕집이었어요, 저수지가 가까우니까, 잘 될줄 알고, 물고기를 받아다 햇는데, 글쎄, 별로 대중적이지 않아서 그런가, 매운탕은 잘 안되어서 업종을 바꾸었지요. 냉면으로 하니까 손님들이 좀 오시네요. 콤콤한 흙향이 나는 민물매운탕도, 고소한 알이 가득한 참게탕도, 국수 살짝 말아넣은 어죽도, 아내와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참, 음식점 경영, 쉽지 않는 일입니다. 저는 먹는걸로 그냥 만족할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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