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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456일차- 오늘부터 1주일 : 산본의 박 부사범님과 함께!

by Aner병문


나의 전임자이자, 나에게 태권도를 많이 알려준 산본의 돌도끼 사범님은, 원래 우리 도장의 1대 부사범님이었다. 그가 독립하여 산본에 도장을 차리면서 일반 수련자들 중 가장 경력과 단이 높앗던 내가 어영부영 임시로 쩜오(?!) 부사범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산본 도장은 또 나름대로 많은 수련자들을 보유하며 유지되고 있어 산본 사범님 혼자 괜찮을까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대회 때마다 훤칠한 청년 하나가 싱글싱글 웃는 모습으로 산본 사범님 옆에 찰싹 붙어 있었다. 그는 듬직한 체격에 태권도 실력도 무척 뛰어났지만, 늘 웃는 상이었고, 심지어 맞서기에서 거칠게 격돌하여 상대의 글러브 끝에 얼굴이 길게 긁혀 선명한 붉은 줄이 있었을 때에도 웃었다. 실력이야 비교할수가 없었지만 그도 나 못지 않게 태권도를 좋아하는 이라는 확신이 섰다. 그가 바로 산본의 부사범인 박 부사범님이다.



그는 알고보니 도장 순례를 1주일씩 돌고 있다고 했다. 독학한 일본어도 능란하여 안산 도장, 광명 도장, 일본 도장을 거쳐 그 다음에 대회를 마치고 우리 도장에도 1주일간 머무르며 아침 저녁으로 훈련하겠다고 했다. 혹시 도장 꺠기 온 거여? 하고 너스레를 떨자 그는 예의 그 웃는 미소로 화답했다. 어휴, 그럴리가요, 순례입니다, 순례. 다른 도장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보고 배우려고요. 생업은 어떻게 하고 있냐 묻자, 군대 때 모은 적금으로 아직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의 열정을 잘 알 수 있었다.



한창 대회 치를 때는 모르겠더니 오른쪽 돌려치기를 많이 맞은 왼쪽 눈두덩과 이마 부분이 부었고, 정강이받이를 미처 챙기지 못해서 다리끼리 부딪힌 정강이도 제법 아팠다. 오늘은 오전 훈련을 좀 슬슬 할 생각이었는데, 박 부사범님도 나와주셔서 그의 실력을 한번 보았다. 물론 동작을 풀어내기 전 당겨내는 동작부터 힘을 꽉 주어 폭발시키듯 틀을 연무했다. 천지 틀, 단군 틀은 고사하고, 가장 처음의 기초 도작인 사주찌르기, 막기부터도 주변이 터져나갈듯이 강렬하게 움직였다. 하물며 고당 틀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의 고당 틀은 견고하고 정교해서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새삼 나의 실력이 또 한 번 부끄러웠다. 1주일 간 그에게 배워야할 내용이 내게 무척 많을 터였다.



- 오늘의 훈련

유연성

김 선생님 찌르기 연습

체력 단련알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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