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번외편 - 나의 병원일지

by Aner병문


젊엇을적, 맨손발을 차돌을 꺠고 소뿔을 날리고 전세계의 고수들과 그야말로 ’맞짱‘ 을 뜨던 극진공수의 최배달 총재. 그러나 지금은 경기도 북부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신다는 그의 아드님은, 유튜브에서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어머니 말씀에 따라 설거지를 하시거나, 혹은 젊었을 적 부상으로 늘 끙끙 거리고 아파하시는 모습이었다. 아버지께 다친 사람들도, 고통스러운 아버지도 모두 고쳐드리고 싶어서, 나는 의사가 되었다.‘ 라고, 아버지 못지 않게 근골이 좋은 아드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었다.



마흔이 넘으면서, 특히 이번에 마흔둘이 되면서, 연초부터 유독 잡스럽게 앓는 일이 잦았는데, 그조차도 빨리 떨치질 못했다. 소은이의 수포 병증이 옮은 것을 시작으로, 목감기가 좀 오래가더니, 그예 손목, 팔뚝, 팔꿈치가 탈이 났다. 작년 3~4월 무렵부터 감량과 함께 지금까지 턱걸이를 꾸준히 해왔는데, 한 2주 전부터 손목의 엄지손가락 부분, 안쪽 부분이 쿡쿡 쑤셨다.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더했다. 그러다 말겠지 싶어서 턱걸이를 계속했는데, 그 다음에는 팔뚝까지 쑤시기 시작했고, 나아가 팔꿈치까지 저렸다. 턱걸이만 문제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이번 주 들어서 기초 찌르기 연습이나 틀 연무, 혹은 허공에 가볍게 주먹만 날려도, 손목-팔뚝-팔꿈치에 이어 찌르르한 통증이 오래 갔다. 이건 정말 문제인데, 싶어서 작년 이맘때쯤, 오른쪽 고관절 떄문에 비싼 주사를 세 번이나 맞혔던, 직장 과 도장 근처 병원으로 찾아갔다. 비용은 둘쨰치고, 일단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시고 병원이 꺠끗해서 믿음이 가는 곳이었다.



근 1년만에 찾아간 병원은, 선생님이 바뀌어계셨다. 친절하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이번 선생님은 약간 냉소적이고 차갑게 느껴지는 분이었다. 연배는 이전 선생님과 비슷하게 젊으셨다. 사람이 많아서 좀 기다리다가 들어갔는데, 선생님은 턱걸이 하다 손목, 팔뚝, 팔꿈치가 연이어 아파서 왔다는 말에 아, 그래요? 하며 씩 웃으시더니, 잠깐 볼까요? 하며 느닷없이 내 손, 팔, 어깨, 목까지 곳곳을 누르셨다. 손과 팔뚝이 이어지는 손목의 경계선, 늘 아팠던 엄지손가락 뿌리 부근의 손목 안쪽, 팔뚝, 그리고 목에 가까운 양 어꺠까지 누르시는데, 누르는 곳곳이 전부 아파서 깜짝 놀랐다. 심지어 눌렀던 부위 중에는 누르기 전까지 아픈지도 몰랐던 부위들도 있었다. 불에 달군 전기 인두가 지나가듯이 찌르르 진짜 아팠다. 선생님은 ‘내 이미 다 알고 있지. 후후’ 하는 얼굴로 말씀하셨다. 지금 누르시는데는 전부 신경지나가는 데입니다, 환자분, 뭐 손으로 치고 깨고, 그런 운동 하시는 분이시죠? 어마, 뜨거라, 이 선생님 명의시네, 싶었는데, 그는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씀하시었다. 딱 보면 압니다, 보통 그런 운동하시는 분들이 아플만한 부위만 제가 눌렀거든요. 일단 사진 좀 찍어보고 말씀 나누시죠.



안그래도 양 손목, 팔꿈치, 팔뚝이 울려서 아팠는데, 방사선 사진도 여러 장 자세를 바꿔가며 찍었고, 목과 어꺠도 찍었으며, 초음파 촬영도 하였다. 모든 사진과 영상을 모아놓고 선생님은 약간 복잡한 얼굴이시었다. 참 어렵네요. 운동 떄문에 안 좋아지신것 같기도 한데, 또 40대에 이 정도시면 어떻게 생각하면 운동을 꾸준히 해오셔서 이 정도로 막으셨나, 생각도 들거든요. 일단 뼈의 변형이 심할 정도의 관절염은 없으신거 같습니다, 다만 몸이 견디지 못할 부하와 압박을 장시간 꾸준히 계속 주신거 같은데, 신경이 시작하는 목이나 어깨, 손목, 팔꿈치 쪽에 석회가 좀 쌓였어요. 초음파로 보면, 제가 눌렀을때 아파하시던 부분들이 다 부어 있으신데거든요. 왜...부었을까요?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뼈와 뼈, 관절과 관절 사이에는 충격을 완화하도록 연골과 액이 차 있는데 지속적으로 계속 충격이 오니까 윤활액이 모자랏을 거고, 그러니 더 많은 액을 늘 몸은 분비했을 테고, 그러니 환자분 안 좋은데마다 늘 과한 액이 넘쳐 있는 상태니, 물이 차 있으니까 부을 수밖에요. 나는 12년간 내가 끊임없이 해왔던 주먹쥐고 팔굽혀펴기, 헤비백 치기, 단련대 두드리기, 최근의 턱걸이까지 일련의 훈련들을 생각치 않을수 없었다. 다 나으실떄까지, 그런 훈련들은 절대 안됩니다. 절대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하고 선생님은 단호하시었다.



석회는 세상 말로 공구리 칠때나 쓰는거 아닌가, 그게 왜 내 몸에 쌓였을까, 싶기도 했고, 20여년간 꾸준히 여러 무공을 연마해왔는데, 아닌 말로 최배달 총재님처럼 손발로 바위 떄려가며 입산 수도 한것도 아닌데, 남들 하는만큼의 훈련을 꾸준히 했을뿐인데 내 몸은 그조차도 견디지 못하는건가 싶었다. 선생님은 일단 양손목과 목에 먼저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자고 하시었다. 주사는 살짝 따끔거리고, 또한 맞고나서는 제법 뻐근했다. 키보드를 두드릴때도 손목이 울릴 정도였다. 환자분은, 본인의 몸을 좀 인정하시는 자세도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훈련좀 강하게 해고 잘 버티고 잘 회복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다 타고나는 거거든요. 환자분이 열심히 운동하셨다는건 알겠습니다, 몸에 보여요, 체구에 비해 근육량도 높으시고, 몸이 좀 아파도 가동범위나 유연성도 좋으십니다, 근데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무리하셨겠어요, 환자분 훈련은 환자분 몸에는 무리일수도 있는 겁니다, 그걸 감안해서 운동하셔야 해요.



병원에서 예상치 못하게 한시간 반을 썼기도 했고, 도장 갈 시간까지는 없었따. 점심을 조금 이르게 먹고, 하루 종일 일하다 지금 왔다. 생각보다 목과 팔이 계속 쑤셨는데, 훈련을 못 한 날이라 그런가 유독 기력도 없고 흥이 나지 않았다. 갑자기 아내가 엄청 보고 싶었다. 안 그래도 병원비를 낼 떄 아내의 카드로 냈기 때문에 아내도 알고는 있을 터였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연락해두었다. 아내는 늘 내가 무리하는 모습을 알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했다. 하루 훈련을 건너 뛰었더니 몸도 마음도 쓸데없이 늘어지고 피곤하였다. 내일은 발차기 훈련만이라도 할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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