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505일차 ㅡ 청출어람靑出於藍 괄목상대刮目相對

by Aner병문


쪽은 대나무에서 비롯된 염료지만, 대나무보다 더 푸르고, 오나라의 장수 여몽은, 본디 무식한 해적 출신이었으나 손권과 노숙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열심히 공부하고 무공을 닦아 끝내 한수정후 관운장을 꺾는 공을 세워,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놀랍게 실력이 성장한다는 말의 유래를 남겼다. 그 동안 열심히 시험 공부하느라 낮밤이 바뀌어 한동안 저녁 훈련을 열심히 하던 우백호가 오랜만에 오전반에 다시 출석했다.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며칠 동안 오전에 늘 보이던 펠리페 사범님과 까를라가 없어 또 허전하던 차에, 김 선생님과 벗하여 젊은 우백호가 손발을 맞춰주었다. 나는 어제 하루 훈련을 쉬고, 약 일주일만에 병원을 가서 다시 주사 여덟 방을 맞고 온터라 몸 사리면서 슬슬, 남은 틀 연습만 마저 하는 식으로 몸 감각만 꺠웠다.




그리하여 파란띠로 올라온 우백호와 맞서기를 하게 되었는데, 맙소사, 갑자기 파란 띠가 되니 우백호의 실력이 확 늘었다. 이건 진짜로 갑자기 말단 상현이 된 사형 카이가쿠를 용서하지 못하고 움직임이 몰라보게 변한 젠이츠와도 비견할만한...^^;; 물론 뒤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뒤로 물러나거나 고개를 숙이는 버릇이 조금씩 나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빠르게 몰아치면서 물러서지 않았고, 특히 앞발과 뒷발의 연계가 아주 일품이었다. 양손으로 가볍게 견제하면서, 앞발로 찬 다음, 다시 뒷발로 후속타가 들어오니, 예전처럼 슬슬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예전처럼 오른손발을 앞에 놔둬서 우백호의 공격을 먼저 받아내는 여유를 부리지 못했고, 왼손으로 우백호의 옆차찌르기나 돌려차기를 걷어낸 다음, 뒷손과 뒷발로 비로소 공격했는데, 그 뒤의 방어도 제법 좋은데다, 앞발로 부리는 기술들이 많아서, 나는 오늘 정말로 ‘맞아준게 아니라’ 많이 맞았다. 갈빗대나 복부에 옆차찌르기가 많이 들어왔고, 그나마 아직 우위인 부분은, 주먹기술, 그리고 거리를 두었다가 제대로 노리고 찬 내려찍기 정도인데, 그 외에는 비등비등하였다. 워낙 성실하여 기본기가 좋고, 신체 기능이 뛰어나서 사실 성장은 예측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내가 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금세 나를 추월하게구나 싶어 뜨끔했다.



자극을 받으셨는지 점잖으신 김 선생님도 오늘 대단하시었다. 물론 손을 거두는게 늦고 방어가 벌어지는 버릇이 있어, 바짝 열기가 오른 내게 안면타격을 많이 허용하긴 하셨지만, 선생님의 손발 연계도 훌륭하시었다. 예전에는 긴 팔다리의 거리를 명확히 가누시지 못해, 훨씬 거리에 우위가 있으신데도 나를 거의 맞히지 못하셨는데, 오늘은 나도 상당수 연타를 많이 맞았다. 나는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공격을 받아드리려고 먼저 오른손과 발을 내밀지 못했다. 전력을 다하는 기분으로 왼손발을 앞에 두는 정석 자세로 정신없이 움직였다. 오늘은 참 여유가 없구나,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찰나에 갑자기 회음부와 다리 사이가 살짝 차가운가 싶더니 벼락맞듯 뜨거워지면서 아랫배에 힘이 쭉 빠지고 서 있을수가 없었다. 다리 사이를 제대로 걷어차인 것이다. 오랜만에 제대로 맞아서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 점잖으신 김 선생님께서 정말 미안해하셨지만 일부러 그러시지도 않았고, 맞서기 연습하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길거리거나 시합이 아니었다면, 급소를 제대로 차서 선생님이 이기신게지... 항상 띠가 높은 사람이 다쳐야 한다. 띠가 낮은 사람이 띠가 높은 사람과 연습하면 띠가 낮은 사람은 연습이 되어야 하지, 띠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을 이기려 들면 안된다. (숨이 턱에 닿도록 사력을 다해놓고?!) 결과적으로 나는 오늘 두 분을 거의 봐드리지 않았다. 정말 전력을 다했다.





ㅡ.오늘의 훈련

유연성 및 손발 허공에 치면서 가볍게 몸 풀기.

2단 마지막 고당 틀부터 3단 마지막 최영 틀까지

맞서기 4회전 연속 : 진짜 힘들엇다. 아무리 병원 다니는 몸을 감안한다 해도 예전처럼 봐주면서 슬슬 못하겠더라.

턱걸이, 팔굽혀펴기, 주먹 쥐고 팔굽혀펴기, 손가락 유연성 등 체력단련 줄여서 반복

유연성 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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