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518일차ㅡ 새로운 목표 ; 김 선생님의 앞손 죽이기!

by Aner병문


우리 도장은 매주 맞서기- 다른 무공에서는 겨루기나 스파링, 견주기, 대련이라 부르는 연습을 매주 금요일마다 하고 있다. 어느 종류를 막론하고 무공의 본질 중 하나는 상대를 제압하고 나를 지키는 일이지만, 본업도 아니고 건강을 지키거나 취미를 위해 도장을 찾는 분들에게 서로 마주보며 손발로 치고 받는 일은 한편으로는 무섭고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맞서기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여보려고, 한때는 수요일로 날짜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직장인들의 금요일 회식 떄문에 맞서기 참여율이 낮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 새롭게 깨달았을 뿐이다. 사범님도 나도 총각이던, 코로나 이전의 시절에는, 금요일 밤늦게까지 땀에 젖도록 맞서기 실컷 하고, 목욕한 다음에 시원하고 한잔씩 걸치고 들어오는 일도 있었지만, 사범님도 나도 가정을 꾸리고나서는, 즐거운 모임은 비교적 줄어들었어도 금요일 맞서기는 계속되고 있다.



여하튼 맞서기는 꼭 필요한 태권도의 과정 중 하나기도 한데, 제아무리 틀의 동작을 열심히 연습하고, 헤비백이나 단련대 등으로 타격 부위를 강하게 만들어도, 상대와 치고 받아가며, 거리를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든가, 연습한 기술을 막상 움직이는 상대에게 써본다던가, 기타 다양한 감각과 경험은, 불과 1회전에 2분 남짓한 맞서기 떄 아니면 얻기 어려운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말로도 그 경험과 감각을 설명할수 없고, 직접 땀흘려가며 익힌 것만이 내 몸에 밴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오묘함이 있다. 그래서 사실 몸을 타고나지 못한, 나약한 서생인 나도,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맞서기 연습을 결코 함부로 넘어갈수가 없는 것이다.



점잖으신 김 선생님은 사범님께 배우고, 나는 남은 틀 연습을 마저한 다음, 맞서기 개인 훈련을 하다가 김 선생님과 총 3회전을 햇다. 그런데 이번에도 괄목상대, 청출어람이라더니 선생님의 움직임이 더욱 좋아지셨다. 사실 오늘 연습하실때마다 유독 움직임이 좋으셔서, 음, 집에서 무쇠 속옷이라도 벗고 나오신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원래도 킥복싱을 하던 맥락이 있으셔서 결코 평소의 손발 쓰시는 몸놀림이 결코 흰 띠의 그 것은 아니었는데, 막상 오늘 3회전을 부딪혀보니, 선생님의 앞손을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지난주만 해도 본인의 긴 팔다리를 완전히 다 쓰시지 못해 내가 계속 치고 들어오도록 두셨는데, 오늘은 왼앞손을 뻗어서 자꾸 내가 오지 못하게 밀거나 치셨다. 선생님과 나의 타격 거리는 비교가 되지 않으므로 나는 항상 뚫고 들어와야 했느데, 선생님의 긴 앞손이 계속 내 턱이나 관자놀이에 꽂히니 무척 성가셨다. 옆으로 돌아서 몇번 쳐서 성공하긴 했는데, 그러려면 내가 선생님보다 2~3배는 더 많이 움직여서 교란시켜야 햇으므로 결과적으로는 내가 더욱 지치는 상황이었다. 선생님은 꿋꿋이 앞손을 내미시고, 뒷발 돌려차기나 앞발로 견제하시면서 내가 선생님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훌륭히 잘 막으셨다. 띠나 경력을 감안하면 솔직히 내가 진 경기였다. ㅠㅠ



최 사범님께서 몇 가지 알려주신 방법을 연습한 뒤에, 회사로 넘어가기 전 목욕하면서 생각하고, 또 산본 도장을 차린, 나의 부사범님이자, 원래의 1대 중앙도장 부사범이기도 햇던 산본 사범님께도, 그래도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프로 권투 선수 젊은 동료에게도 방법을 물어보았다. 대략적으로 정리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리 사범님은 바쁘셔서 아직 여쭤보지 못했다



1) 병문류 스스로 생각한 방법 : 틀의 동작 응용

태권도의 틀, 품새나 가라테의 카타 는 보통 방어 동작부터 시작한다. 오늘 팔다리가 월등히 긴 김 선생님께 직싸하게 두드려맞은 경험을 되돌아보니, 이 틀의 동작을 살려서 먼저 강하게 막은 다음에 쳐야 되지 않나 싶었다. 물론 상대가 빠르게 치고 빠지기 때문에, 나도 똑같이 움직여대서는 정확하게 막을 수 없을거고, 정말 틀을 하듯이 낮고 굳건하게 자세를 잡고, 앞손의 안팔목이나 바깥팔목으로 선생님의 손을 걷어내면서 치고 들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실제로 가라테의 카타처럼 움직이며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가 있는데, 그가 바로 그 유명한 키쿠노 카츠노리이다. 유도와 고류 가라테를 연마한 그는, 체격이 아주 크진 않지만, UFC 무대에서 전형적인 가라테 카타 자세로 상대의 공격을 막고 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나도 많은 참고를 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일본식 아마추어 종합격투- 슈토를 배경으로 한 만화 올라운더 메구루 에서도, 고류 가라테를 기본기로 하는 야마부키 타카시가 궁지에 몰리면 좌우 손을 모두 쓸수 있는 삼전서기 자세로 응대하는데, 일단 되든 안되든 이 방법으로 선생님의 빠른 앞손을 일단, 태권도 틀 자세로 눌러놓는 방법을 써볼 생각이다.



2)산본류 산본 사범님이 알려주신 방법 : 팔을 뻗으세요!

전화를 드렸더니 식사중이신 모양이었다. 오늘 맞서기 연습 결과를 말씀드리니, 픽 웃는듯 하더니 ‘같이 팔을 뻗으세요!’ 하였다. 얼른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지 아니하여 되물었다. 아니, 그럼 서로 팔을 그냥 뻗고만 있어요? 그게 되나? 교착 상태가 되잖아? 산본 사범님은 여전히 당연한건 물어본다는 투였다. 똑같이 앞손을 뻗으시면 서로 가까이 못 올테니까 그때 옆으로 돌거나 해서 발로 치고 하셔야죠, 발차기 거리는 되잖아요. 그제서야 살짝 그림이 그려졌다. 서로 팔을 뻗으면 서로 함부로 주먹을 치려고 가까이 오진 못하니 그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발차기로 견제하거나 밖으로 돌며 거리를 만들라는 뜻인가 보앗다. 확실히 빠르게 발을 치고 거둘수 있다면 좋은 방법이기는 하다. 문제는 내가 ITF 태권도 13년을 포함하여 각종 무공 20년차가 넘어가는데도 아직도 발차기가 자신이 없다는 점에 있고, 무엇보다 내 다리가 선생님 팔보다 짧아서..^^;; 일단은 보류.



3) 최 사범님의 방법 : 회전도 회전이지만 손발을 빠르게!

내 맞서기를 물끄러미 보시던 최 사범님은 겨우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제자리뛰기를 한 번 더 한 내게, 좌우로 동시에 찌르기와 차기를 해보라셨다. 보기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로 힘든 연습법이었는데, 예를 들어 왼팔을 당겨 반동을 주면서 오른팔로 찌르기를 할때, 왼발은 무릎을 안쪽으로 집어넣으며 돌려차기를 하라는 방식이었는데, 이때 돌려차기를 하고 다시 닿는 발이 툭 떨어져서 발바닥에 꿍꿍 소리나게 닿으면 안되고, 빠르게 다시 당겨서 차야 했다. 주먹도 그것은 마찬가지엿는데, 그렇게 치고 찰수 있으려면 무게 중심은 반대쪽 디딤발에 많이 가 있어야 하고, 온 몸의 근력과 순발력도 무척 필요했다. 이미 한 시간, 땀에 젖도록 연습한 뒤를 감안해도, 한번에 스무개를 다 못할 지경이었다. 올라운더 메구루에서 유도를 하다온 유다이와 고류 가라테를 하긴 했지만 딱히 특기가 하는 주인공 메구루에게, 종합격투 사범 마리아는 벽 옆에서 어꺠와 겨드랑이가 함부로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좌우 찌르기를 하는 연습만 6개월 이상 시키는데(이 방법은 우리 도장에서도 하고 있다. 바깥쪽으로 벌어지지 않고, 안쪽으로 힘있게 조여지는 찌르기를 쓰기 위한 연습이다.) 그 장면 생각이 많이 났다. 최 사범님이 계시는 동안 뭐가 되었든 이 분이 알려주시는 또다른 기술들은 내가 전부다 훔쳐배울 생각인데, 무조건 직선으로 치고 들어가는 내게 회전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여 연습중이고, 이번의 좌우 순발력 훈련을 또 하고 나면, 꼭 김 선생님과의 연습이 아니더라도 다른 유단자들과도 좀더 맞서기를 잘해볼수 있을 듯하다.




오늘의 훈련

- 유연성

- 2단 마지막 고당, 3단 삼일, 유신, 최영 틀 완

- 맞서기 손발 치기 연습

- 나래치기, 돌개차기 연습

- 맞서기 3회전 : 직싸하게 두드려 맞았다! ㅠㅠ

- 체력단련 4종 모음 반복

- 최 사범님 특별 훈련, 반대손은 찌르고, 반댓발은 돌려차기로 함께 올리기. 좌우 50개씩!

- 유연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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