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일주일 뒤 신혼여행 돌아온 바로 다음 날에 2단 승단을 봤으니 벌써 햇수로는 4년째 2단을 달고 있다. 본디도 대단찮은 실력이었으나 그 중 8개월은 어깨며 발바닥도 고장나고 애 키우느라 쉬어버린지라 다시 복귀하면서는 어차피 더욱 늦어진 것, 또 어차피 평생 할 태권도 다시 기초부터 잡고 느긋하게 가보자 싶어 평소에 방치해두었던 하체 단련부터 다시 했다. 단순히 힘을 기르는데만 주력하지 않고, 그렇게 싫어했던 무릎 돌려 들어올리기 나 버티기 도 집에서 정말 많이 했다. 그 전에는 어차피 짧은 다리 하단 중단이나 겨우 차고 그 위는 주먹으로 해결하자는 마음이었었다. 물론 코지 사현님이나 황수일 사현님, 기타 ITF 의 고수들께서도 역시 주먹도 충분히 사용하시고 발도 크게 높이 차지는 않으시지만, 그래도 명색이 태권도인만큼 빠른 이동과 회전, 연타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늘 주먹을 먼저 생각하는 내 태권도는 언제나 느리고 둔했다.
때가 되었는지, 아니면 최근 몇 달 동안 집에서라도 거르지 않고 하체 유연성과 근력을 기른게 도움이 되었는지 이제는 그 원수같던, 악명 높은 고당 틀을 어쨌든(!!) 할 수는 있게 되었다. 물론 옆차찌르기는 아주 낮고, 상체는 아주 뒤로 누우며 반바퀴 돌리는 발은 휘청휘청 불안하다. 말미의 다리 벌려 차기 도 어림없다. 그러나 또 하다보면 언젠가 되겠지, 겨우 출발선에 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