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나라가 어지럽다 하여 너무 슬퍼하지 말자

by Aner병문

나라의 땅을 잘 다스리고 정리하고 공기업 세워놨더니 알량한 뒷정보로 농가의 땅을 빼앗아다 제 욕심만 채웠다. 비분강개한 서민들이 북을 치고 곡을 해도 고층건물의 젊은이들은 28층이라 안 들려서 개꿀, 어차피 잘려도 상관없을 돈 벌어놨다며 조롱한다. 경찰은 제 권한 이용하여 동료 여경 뒷조사에 성을 갈취하고, 제 자식 옭아매는 부모들이 속출하니, 성직에 있는 이들조차 돈에 눈이 멀고 심지어 제 절에 불까지 싸지른다. 세상이 어지러우므로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을 찾아 남에게 욕을 하고, 알몸을 보여주고, 남의 허물을 헤집어 헐뜯는다. 이렇게 제 욕망에 눈이 잔뜩 멀어 사는데 행복하다는 이는 거의 본 적이 없고, 지난 17년간 열대우림은 삼분지이가 없어졌단다. 마루 밑 아리에티의 대사처럼, 인간은 그렇게 멸망해가는 종족이 되어가고 있다.



난세를 틈타 대권까지 길을 닦아놓으려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속을 누군들 모를까. 그러나 성경이 이미 예견하고, 춘추전국시대부터 반복되는 인간의 역사가 말해주듯, 이같은 착취와 계급적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국가가 결국 압제와 수탈의 주체가 맞다면 이 끔찍한 양상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한낱 정치인 몇이 이 연쇄를 끊을 수 있을리 없으며 여야를 막론하고 결국 한통속임을 우리는 이번 정부 들어 아프게 아프게 알았다. 그러므로 감히 말하건대, 그 숱한 성현들의 말을 빌려, 특히 요즘 더듬어 읽는 묵자께서 이르시되, 교상리 交相利 겸상애 兼相愛 ㅡ 서로 이득은 나누고 서로 사랑하면 천하가 평안하다 하시었다. 김헌 선생이 말씀하시듯, 인문학이란 본디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됨을 전하는 일이 아니던가. 사람이 뭉치어 이 끔찍한 세상을 버텨나갈 도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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