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선생이 갑자기 2분 남짓한 동영상을 보냈길래 이 서양과학 도깨비가 또 뭘 보냈나 봤더니 오랜만의 스파링 영상이었다. 석 달 정도 쉬다가 슬슬 짐 뺄까 싶어 다시 찾아간 체육관에서 또 제 버릇 못 이기고 오히려 석 달을 결제했단다. 나이만 한 살 어릴 뿐이지 근골도 타고났고 본디 WT 태권도를 오래 하던 이인지라 참새가 방앗간 지나쳤을 리 없다. 그 동안 좀 녹슬었나 했더니 웬걸, 덩치도 산만한 놈 이 허리 푹 숙여 가드 올리고 뱅뱅 도는 기세하며, 제법 슬쩍 헛주먹으로 치는 척 상대 속일 줄 알게 되고, 무엇보다 한 번에 거리를 줄인 뒤에 허리를 틀어서 때려넣은 복부 한 방으로 상대를 쓰러뜨렸는데, 와, 태권도만 하던 시절, 여기저기서 권투며(사실 권투는 내가 훨씬 더 먼저 시작했다) 관절기를 익힌 내가 그럭저럭 비벼볼만하던(?) 그때 그 곽선생이 아니었다. 아무리 막쌈질 하고 다니던 철없는 흰띠 병 이십대 시절이었다지만 저 무지막지한 거구랑 어찌 치고 받았었지? 지금 생각하니 오금이 저린다, 허허, 진짜 후생가외, 아니 선생가외 일세...
저나 나나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이므로 더 연골이 닳기 전에 붙지 않을 수는 없어서 오늘도 땀 흘려가며 부지런히 연습했다. 골반이 많이 좋아져서 발차기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몸 이음새가 덜 아프고, 근력이 많이 돌아와 팔굽혀펴기며 케틀벨, 클럽벨 등을 쓸 수 있어서 좋다. 일단 몸무게가 아직도 이십킬로 가까이 차이 나므로 몸에 근력부터 더 붙여야지...근데 어떻게 된게 태권도 하던 놈은 권투 하고, 권투하던 놈은 ITF 하고, 이게 뭐 엔트로피의 법칙 뭐 그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