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번외편 ㅡ 기본기를 반복하는 나날들

by Aner병문

태권도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철권의 화랑은 한번쯤 다 만져봤듯이, 권투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이노우에 나오야의 경기를 보고 나면 가슴이 뜨거울수밖에 없다. 아마추어 복서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네 살 때부터 권투를 익힌 그는, 올림픽 선발전에서는 아깝게 고배를 마셨으나 열일곱 젊은 나이에 프로로 전향, 절대 약한 상대와 싸우지 않겠다, 6전 이내에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공약을 지켜내었다. 그는 하나같이 저보다 전적이 화려한 선배 선수들과 자웅을 겨뤄 당당히 타이틀을 따내었는데, 지금까지 20전 무패, 그중 17전을 초살 KO로 잡아내었다. 명경기로 회자되는 필리핀의 또다른 영웅, 도나이레와 판정까지 갈 때 그는 전에 없이 화려한 기술과 내구력, 근성을 선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들을 일거에 잡아낸, 원투 펀치와 앞손 레프트 훅은 지금까지 그의 아버지와 좁은 집 안에서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니 놀라울 뿐이다. 정말로 원투를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압하며, 기본기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그러므로 오늘도 아이 뒤 열심히 쫓아다니며 연이틀 부지런히 훈련.. 어느덧 날이 더워져 땀이 벌써 흥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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