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하루종일 느긋하게 처자식과 함께 했다.

by Aner병문

2주 동안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익숙치 않은 일을 하고, 또 퇴근 후에는 긴급한 도장 사정으로 잡무를 돕고 사제사매들과 보내고 짬짬이 개인 훈련을 했다. 2주 동안 지치고 힘들고 외로웠던 아내는 결국 졸음을 못 이겨 어머니께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시어머니인 어머니 입장에서야 아내가 TV 속 어디 못된 며느리들 같지 않고 스스럼없이 손녀 안고 왔으니 좋으셨을 터이다. 여하튼 아내는 생전 안 찾던 술을 다 찾았는데, 아내가 손수 맥주 한두 모금이라도 마시는 날에는 아내가 정말 힘들었다는 뜻이다. 호구하고 육아하고 남는 시간 취미래봐야 짬짬이 독서며 음주를 제외하고는 태권도 하나뿐임을 알고, 또 태권도가 내 삶의 어떤 무게인지 아는지라 아내도 늘 이해했지만 힘든 것은 힘든 것이었으므로 나는 집 반찬과 과일을 조촐히 놓아둔 술상 앞에서 아내에게 미안했다. 나 역시도 2주간 무리하여 온몸이 뻑뻑했고, 늘어지게 오후까지 온 가족이 자고는, 함께 재잘거리며 숲길을 오래 걸었다. 훠궈요정 사매가 백숙에 동동주나 사겠다며 언니ㅡ아내와 약속을 잡자 했고, 밥 잘하는 유진이는 큼직한 케잌을 보냈으며, 다른 사제들이 준 빙수 기프티콘으로 아내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유단자회 모두가 아내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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