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번외편 ㅡ 삶의 균형 찾기!
아이는 더욱 고집이 늘고 기운이 세져서, 하루 한 번의 외출로는 어림도 없게 되고, 저녁 여덟아홉 시에도 밖에 나가자며 제 신발을 들고 와 콩콩 뜀박질을 하기도 일쑤였다. 하기사 처가에서는 저보다 큰 언니오빠들 귀염받아가며 그네에도 삼십분씩 매달려 있고, 어미따라 밤산책도 예사라니 벌써 두 돌이 지나 제법 어엿한 어린이인가 싶기도 하다. 제가 무슨 게릴라라고, 좁은 집 안 휘저으며 천지사방 오르내리는 뒤를 따라, 까짓거 운동삼아 아내와 번갈아가며 실컷 놀아주면 되지 싶다가도 웬걸, 신나게 놀고온 날 밤이면 어김없이 새벽녘 서너시에 깨어 제 어미를 찾으며 그 좋아하는 우유도 발로 찰 정도로 마다하고 아니야, 아니야 꺼이꺼이 울다 잠들곤 했다. 평소 깊고 굵게 자던 아이가 처음엔 워낙 자주 깨어 목놓아 울으니 겁나서 나도 아내도 뜬눈으로 지새우던 날이 여러번, 나중에서야 신이 나던 낮을 떠올리며 아이가 꿈과 현실을 제대로 분간치 못해 종종 있는 일임을 젊은 부모인 우리도 겨우 알았다. 그러므로 제 딸이 마치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이냐 농을 하던 저 장자마냥 새벽에 그네타듯 균형을 맞춰갈제, 나 역시 돈 한 한 푼 더 되지 않는 일임에도 늘 읽어야할 책과 채워야할 훈련량에 늘 고심하지만, 그보다는 역시 부모가 먼저이므로 벌써 며칠째 아이 밥을 해먹이고, 반찬을 정리하고, 아내의 그림자처럼 최선을 다한다. 며칠째 피로에 의지만 앞서 새벽에 훈련할지 저녁에 훈련할지 제대로 갖추지도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겨우 한 시간 남짓 땀을 빼고, 딸아이의 손빨래를 하고, 초봄 늦밤 서늘한 밤기운에 목욕한 몸을 식히며 두드린다. 여유가 없다면 짬짬이 만드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