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 올해의 첫 야외도장 야간개장! ㅋㅋ
사람이 갈수록 줄어드는데다가, 코로나가 횡행하니 회사의 바로 내 옆 자리 딸 같은 아가씨마저 기어이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어쩐지 며칠 전부터 몸이 당긴다, 머리가 아프다, 열이 난다 하더니 기어이 앓아눕고 말았다. 아직 한창 예쁠 나이인데다 한때 보디빌딩에 몰두하여 헐렁하게 입은 라운드 셔츠의 등 쪽으로 견갑골이 우람한 산맥마냥 제법 자리가 잡혀 있어 나조차도 감탄했더니, '한때 헬창' 이었다며 수줍게 웃던 동료마저 잠시 쉬게 되었다. 기약없는 야간조 생활이 또 이어지는데다 벌써 한 해의 사분지 일이 다 갔으니, 연말 3단 승단심사보다 금방 다가올 터이다. 이렇게 봄이 오다 한참 덥다 금새 또 추워지겠지. 오늘 돌아오는 길에 생각보다 그리 춥지 않아서, 에너지바 4개를 관자놀이가 아프도록 한 방에 몰아먹고는, 3월 23일 오후 11시 30분에 역사적인 올해의 첫 야외 도장을 다시 열었다.
사실 야외도장이래봐야 집 바깥 옥상에, 우레탄 재질의 널찍한 바닥을 깔아둔게 전부지만, 날이 맑고 화사한 날이면, 맨발에 도복 한 벌, 물 한 통, 수건 한 장이면 어떤 훈련이든 다 할 수 있다. 일찍이 창시자님 역시 태권도교본에서 '태권도는 도복 한 벌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무도이며, 그조차 여의치 않으면 러어닝 샤쓰에 반바지차림이라도 관계없다' 하셨으니 이보다 더 경제적인 운동법이 또 있단 말인가. 사실 그 동안은 안식구가 아이 재우러 들어가면, 나는 아이의 내복 손빨래를 마치고 윗층에서 행여나 아이가 깰세라 조심조심 걷기나 서기, 발차기 버티기 등을 해오던게 전부였는데, 이제 날이 풀리면서 밤이건 낮이건 시간이 나면 열과 성을 다해서 다시금 태권도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지도자 교육을 받으면서, 나는 하나의 기술을 우직하게 반복하여 단련하는 것 이상으로, 하나의 기술을 올바로 알고 이해하는 일 또한 못지 않게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므로 날이 궂거나 추운 날이면, 나는 차라리 체력 단련을 덜 하더라도 태권도교본의 자세들을 뜯어보며 그에 맞게 내 몸에 자세가 배이도록 애썼다. 날이 풀리고 맑은 날에 나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다시 도복을 입고 온갖 틀과 보 맞서기, 찌르기와 때리기와 뚫기와 찍기와 차기를 할터이다. 내 승단 심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적어도 고당 틀을 하루에 세 번에서 다섯 번은 한다는 심산으로, 부지런히 해야 한다. 12월 첫주나 두번째주에 심사를 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벌써 4월이 다 와가니 고작해야 8달, 240일 남짓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