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상용, 주연 마동석, 손석구, 범죄도시2, 한국, 2022
감독 이상용, 주연 마동석, 손석구(거의 이 두 사람이 주축이라 다른 주연을 솔직히 더 꼽을만한 이가 없다), 범죄도시2, 한국, 2022
주인공이 조금도 걱정되지 않는 영화, 영화를 보지 않아도 결말을 아는 영화, 늘 악당이 불쌍한 영화 등으로 회자되는 범죄도시 2를 보고 왔다. 1편만한 속편 없다 하여 사실 닥터 전자레인지도, 범죄도시 2도 모두 보지 않으려 생각했었는데, 웬걸, 닥터 전자레인지는 밤잠 깎아가며 안 보면 후회할뻔하였고, 범죄도시 2는 애초에 모두들 절찬이었다. 1편 못지 않게 재밌고 박진감이 넘친다는 것이다. 하기사 범죄도시 1도 지나치게 잔인해서 소름돋긴 했지만, 사실 단순히 마동석 배우를 근육덩어리 형사로만 단편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영화 자체의 짜임새가 좋았다. 장면 바깥으로 던져지듯 함부로 소비되는 인물이 없었고, 기승전결도 빈틈이 없었으며, 무엇보다 장첸과 장이수 등의 걸출한 인물상들을 관객들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 범죄도시 1편이 나왔을때 그 한해만 해도 동네 사람들, 악인전, 성난황소 등 이른바 마동석 유니버스 로 불리는, 비슷한 소재와 설정과 서사의 영화들이 우후죽순 개봉했는데, 범죄도시 시리즈는 현재의 마동석의 인상을 가장 앞장서 견인하고 선도하면서도, 좀처럼 지루하고 식상하게 만들지 않았다. 여러모로 상업영화로서 장점이 많은 작품이다.
개봉한지 얼마 안되는 영화라, 아무리 마동석 배우가 열연한 마석도 형사의 완승이 기대된다고 해도, 함부로 서사 이야기를 쓰진 않겠다. 오래 전 범죄도시 1편에 대해 감평했을 때도 나는 그나마 태권도 검은띠라고 장첸의 몸쓰는 방식에 대해 논했었다. 사실 실제로 무기없이 맨손으로 붙는다고 한다면, 고류 태권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눈, 관자놀이, 목젖, 무릎, 사타구니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타격하며 분전했던 장첸이 마석도 형사를 이기기란 참으로 어렵다. 체급도 체급이려니와 마석도 형사는 결코 힘만 앞서지 않고, 관절기와 타격기를 적절히 섞어 쓰는 등 기술적으로 훌륭하다. 손석구 배우가 열연한 강해상은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큼지막한 칼- 마체테를 들었다. 영화 마셰티 에서 열연했던 대니 트레호보다는 작은 칼이지만, 그래도 여간 섬뜩하지 않다. 한칼부터 뽑아들고 대각선으로 허벅지나 허리께를 찍어서, 움직임 먼저 막아두고 보자는 강해상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한 마리 들개처럼 야만적인가 싶지만, 반대로 맨손으로 상대의 칼을 받아낼 때는, 정말이지 고류 유술 못지 않은 깔끔한 움직임으로 180도 몸 전체를 반회전하여 칼날을 비끼거나, 혹은 상대의 공격이 속도를 타고 들어오기 전에 먼저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빠져나가 상대의 측면에서 칼 든 손목을 쥐고 봉쇄한다. 도장에서 내가 사제사매들에게 알려줄 때, 상대의 공격을 막거나 뒤로 물러나지 말고, 먼저 비스듬하게 빠져나가듯이 움직이며 대각선으로 발을 꽂아차라고 알려주는데, 그 움직임을 강해상은 깔끔하게 해낸다. 강해상보다는 칼을 비교적 덜 쓰기도 하지만, 먼저 공격으로 기세를 잡는 장첸과는 또다른 전략이다.
여하튼 마석도 형사의 주먹에서는 진짜 무슨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난다. 보기만 해도 코끼리 다리처럼 우람한 근육질 팔뚝으로 정확히 허리를 뒤틀어서 상대의 옆구리나 갈빗대를 갈겨버린다. 사실 현실이었다면 그 즉시로 간에 손상을 입거나, 늑골이 부러져 폐를 쑤시고 들어가면서 충분히 제압하고도 남았을 터이다. 범죄도시 2는 15세 관람가가 무색하게 전작 못지 않게 잔인하지만, 비교적 사람과 사람 간의 싸움질로 점철되었던 1에 비해 훨씬 다양한 범죄 추적 방식과 볼거리들이 많아 2시간 땀을 쥐며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음에도, 악당들이 애잔해 뵈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니, 솔직히 마동석 형님과 5분 이상 버틸 수 있으면 그게 더 대단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