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942일차 - 거의 모든 여유를 태권도장에 쓰는 것 같다.
회사를 다녀오는 시간을 제하면, 거의 오로지 도장에 있는 시간뿐이다. 무거운 잠이 덜 깨어 피곤한 날이면, 도장을 앞뒤로 계속 왕복하며 기본 손발 쓰는 연습을 해, 몸을 깨운 뒤 비로소 보 맞서기 연습을 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늘 하듯 사주찌르기/막기부터 팔굽혀펴기를 끼워넣어가며 틀 연습을 먼저 한다. 발차기와 주먹 쓰기, 보 맞서기 연습은 늘 이보다 뒤다. 태권도다운 움직임을 먼저 몸에 새겨넣은 뒤 그 위에서 다시 자유로운 의지로 손발을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내의 피부가 촉촉한 바닷바람에 깨끗해지고, 어느틈에 딸이 훨씬 커서 제 허벅지만한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산에서 뛰놀 때, 나는 오로지 약간의 책과 영화를 보고, 태권도를 연습하면서 도시의 구석에서 혼자 늙어가고 있다. 그 외의 여유 시간은 술을 마시고, 비로소 잠을 잔다. 오늘은 비로소 1보 맞서기를 모두 배워서 일단 한 번 몸으로 썼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