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945일차 - 내일은 아내를 데리러 간다.
조용히 잠들 줄 알았던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는 웬 중년 아저씨가 술에 취해 오랫토록 고성방가를 하시는 바람에, 나는 결국 경찰에 신고하고, 그 분을 말리러 새벽 출타를 나갔다. 아내가 있었다면 아마 두고 두고 지청구를 들었을 터이다. 신고를 받으신 경찰 또한 우리가 빨리 갈테니 큰 사고 나게 하지 말고 그냥 집에 들어가 계시라 했지만, 나조차도 힘들어서 도저히 2시가 다 되는 그 시각에 침대 구들장만 지고 있을 수가 없었다. 절대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고, 그냥 가녀린 아버님 주저앉혀 함께 나란히 앉아 달 보면서 왜 이렇게 야밤에 시끄러우시냐고, 조용히 경찰이나 기다리자고 말씀드렸다. 늙어가는 사내의 어깨에서는 짙은 술기운이 지린내처럼 퍼져 있었다. 경찰차는 정말 서둘러 왔는지 카레도 설익을까 싶은 3분 내로 후다닥 달려오시었다. 나는 그 분을 무사히 인계했고, 뒤늦게 잠들어 여섯시쯤 다시 일어나 겨우 출근했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월요일 도장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코로나 이전에 한창 부대끼던 도장을 생각나게 했다. 도장에서는 원래 서로 땀에 젖은 몸을 부딪히면서 머쓱해하고, 킬킬거리고, 사형제 사자매들끼리 서로 얽혀가며 훈련하는 것이다. 나는 내일 드디어 처자식을 보러 제주도에 간다. 다들 보고 싶다. 적적한 집안이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