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이성적인지 아니면 감성적인지. 내가 기대면 어깨를 빌려줄지. 늘 기쁜지 자주 슬픈지.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대할지. 지금까지 내가 추측하고 상상한 대로가 맞을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그대는 너무 비현실적인 고민을 안겨준다. 보통은 그저 노년을 준비하는 것으로 이 시기를 보낼 텐데 나는 내 마음을 정확히 알지 못한채 고민만 많은 중년이 되었다. 그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진짜 성격이 어떤지, 조울증은 어떤 병인지, 그대를 만나기 전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알지 못하니 말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건 나도 나름대로 포장한 것일 수 있다. 사실 나는 하루종일 멍하니 있는 것을 좋아하고 어린애처럼 쉽게 마음이 상했다가 기분이 들뜨기도 한다. 즉흥적인 면도 많고 때론 용감할 때도 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선 상대가 궁금할 정도로 말을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류의 사람들이 있다. 유머감각이 있고 따스하고 예술에 관심이 많은... 그리고 예의바르고 등등
우리가 서로를 더욱 알아가려면 어떻게 하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에겐 어떤 확신도 없다. 나도 그대와 함께하고 싶지만 모든 게 너무 높은 산처럼 느껴진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서로 생각했던 것과 다를때를 생각한다면 무모한 것 같이 느껴진다. 그저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며 힘을 주는 사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안구에 습기가. ㅋ 그대가 정말 나를 향해 있는 건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너무 다양한 범위에서 그대의 모습을 보고 있고 때로 그게 나와 너무 상관없어 보이기 때문에 과연 그대가 나를 얼마나 마음에 두고 생활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 내가 그대에게 어떤 기쁨을 줄지도... 다만 서로의 마음 표현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분명 살아가는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이에 좀 더 멋진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