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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쟁이

by leaves

오늘도 또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ㅋ 이것이 바로 180만 유튜버의 위력인가. 심지어 오늘 등단한 사람이 나왔는데도 화제의 중심은 마법처럼 변한 나의 화장술이었다. ㅋㅋ 그래서 유튜버가 누군지 알려달라는 이들이 많았다. 유튜버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전해야할까보다. 봄날처럼 화사해진 나의 화장법 선생님. ㅋㅋ 나는 베이스가 중요하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내 나이에 예뻐진다고 해서 뭐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수필을 칭찬해 주는 것만큼이나 좋았다고나할까.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나이를 불문하는게 아닌가 한다.

오늘은 수필 합평의 날. 그런데 요즘들어 다들 독후감을 써 오는 경향이 생겼다. 자신을 드러내는게 어려워 독후감을 썼다고 한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제의 영화나 고전문학에 대한 감상평은 줄거리로 채워지기가 쉽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면에서 합평을 하는 입장에서도 난감할 때가 있다. 하긴 나도 글쓰기에 요즘들어 적극적이지 않으니 뭐라 할말은 없다. 소설이든 수필이든 얼마나 자신을 드러내도 되는가 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글에는 심지어 독후감일지라도 자신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도 더이상 나에 대해 쓰고 싶지 않아서 쓰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잘 모르겠다. 내가 정말 쓰는 것을 즐거워하는 건지. 소통하고 싶은 건지. 나의 글은 정말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내가봐도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나도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요즘 모닝페이퍼를 쓰다보니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내가 많이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의 말끔한 글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머리를 굴려야 하는지. 그게 좋은 건지. 쓰는 사람이 힘들게 써야 읽는 사람이 재미있다고 하던가. 나는 어떤가. 사람들은 자기 글이 어떠하던지 간에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혹평을 위해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정의 욕구. 나도 오늘 그런 것들에 시달리는 나를 본다. 아 이것 재밌겠다. 싶어서 쓰는 글들이 있다. 다행히 공감해주는 이들이 있으면 성공이다. 글은 간접체험이므로 자신의 상황과 비슷할 때 더 공감을 얻기가 쉬울 것이다. 가끔 글을 쓸때 나이를 잊고 성별을 잊을 때가 있다.

그게 좋아서 계속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의 엉뚱한 상상이 나를 자유롭게 해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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