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책을 나갔더니 완연한 봄이다.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기분. 이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독서모임 엄마들은 벌써 광교 책발전소나 창덕궁 같은 곳을 가보면 어떨까 한다. 방학동안 아이 돌보느라 신경 썼던 엄마들에게 박수를.. 나는 만약에 혼자 갤러리에 가자고 했다면 잘 안 갔을 것이다. 전시회를 몇번 같이 가본 아이가 좋아했기 때문에 여러 전시회를 갈 수 있었다. 집에서 숙제만 하는 것보다 낫다나. 엄마들은 부러워 한다. 자기 아이들은 어디든 잘 따라다니지 않는다고. 나도 그랬으면 힘들었을 텐데 가슴을 쓸어 내린다. 물론 언제까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즐거운 생활. ㅋ 산책을 하고 오면서 즐거운 생활이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시간 밖으로 나온 직장인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즐거움이란 어떤 걸가 하는 생각. 더불어 나 역시 무엇을 해야 재밌을까. 지금 어느 정도 짜여진 나의 틀이 나쁘지는 않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산책할 여유도 있고 말이다. 왠지 봄 날씨는 설레게 하는 게 있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행복해 질 것 같다. 이것도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나무가 아니라도 이 시기에 꽃피우게 될까. 더불어 창작의욕도 샘솟는다. 봄은 참 신비한 계절이다. 어디 꽃이 만발한 곳으로 찾아 떠나고 싶다. 수목원이라도 갈까보다. 사실 3월이 이렇게 따뜻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해마다 따뜻해 지는 것 같기도.. 그래서 마냥 좋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즐거운 것과 쾌락의 차이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인간이란 참 쉽지 않은 존재인 것 같다.
그 어떤 생물보다 복잡하지 않을까. 이번에 그림책테라피를 받게 되는데 철학을 주제로 한 것도 많아 재밌고 유익할 것 같다. 그림책으로 철학을? 어떻게 하는 걸까. 벌써 4월이 기다려진다. 나도 3번 정도 그림책테라피를 자원봉사식으로 하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결정됨) 좀 걱정이다.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너무 떨면 안되는데... 프로그램에 자신이 있다면 좀 더 괜챃지 않을까. 사실 내 일상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수필을 쓰고 그림책테라피를 하고 ... 내일의 일은 정말 모르는 것 같다. 나에게 잘 맞는 것을 찾아온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 소중한 인연을 잘 가지고 가야겠다. 그렇게 나도 멋진 사람이 되어야 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