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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음악

by leaves

환상적인 날씨다. 햇살이 무한히 내리쬐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임윤찬의 연주와 이적의 노래를 들으며 산책을 하니 산책길이 황홀했다. 바람소리에 음악소리가 더해져 폭풍의 언덕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강둑은 아직 회갈색으로 겨울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있다. 나는 두 사람의 음악에 마음을 빼앗겼다. 계속 듣고 또 들었었다. 날씨처럼 질주하는 연주와 파도가 일렁이는 것 같은 목소리. 음악은 다른 세계로 나를 이끈다. 난 영화일을 했지만 영화보다 영화음악을 더 좋아했다. 영화음악은 전주 몇초만 들어도 무슨 곡인지 알만큼 많이 듣고 좋아했다. 음악은 글쓰기와 다르다.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음악이라고 답할 것이다. 예전에 제주도 협재해수욕장에 돗자리를 깔고 음악을 들은 적이 있었다. 눈 앞에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것을 보며 달이 나를 끌어 당기고 지구가 자전하는게 느껴졌다.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음악을 듣는다. 이상하게 다른 이와 같이 있을 때는 마치 낯을 가리는 것처럼 자유롭게 듣지 못한다. 그래서 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나보다 더한 경험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좋아 계속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일지도. 연주를 잘 하고 노래를 잘 부르는 이들은 왜 그리 매력적인지. 이런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런 설레임같은 감정때문에 우리들은 그들에게 열광하나보다. 오늘도 나를 열광케할 이들을 찾아 나선다. 날씨가 꼭 오늘만 같다면 매일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산책을 할텐데... 왠지 모르겠지만 이적의 물이 생각난다. 난 그대꺼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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