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이 땡기는 날. 냉장고에 보관해둔 초콜렛을 몇개 집어 먹었다. 그 달콤함이 입안에 퍼지자 금세 기분이 상승한다. ㅋ 내가 기분 좋아지는 비결이 이렇게 단순할 줄이야. 나민애 교수님이 신문에 연재하셨던 시칼럼을 모은 책과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샀다. 시를 어떻게 읽어야 좋을지 가이드를 받는 느낌이어서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강의하실때도 그랬지만 교수님은 일제시대부터 지금에 이르는 시인들을 모두 고루 소개하고 계신다. 읽다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그 시대 시인이나 수필가들이 멋스럽기 때문이다. 크게 부유하지 않는한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서 인지 가난이 부끄럽지 않고 사소한 것이 가진 의미들이 아름답게 나열되고 있다. 그것이 부모님일 때도 있고 저 멀리 보이는 먼 산일때도 있다. 그간 외국 시인들의 시가 더 좋다고 생각했던 나의 의식에 시원한 물을 퍼부어 주는 느낌이다. 양자역학에 대한 책도 읽었는데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연결되어 있다, 서로 영향을 미친다와 같은 말이다. 물론 그 책이 다루는 범주는 우주만큼 넓고 깊지만 내게는 그 말이 와 닿았다. 사실 외부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편임에도 나의 생각과 영혼은 지금도 연결되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이 우주의 리듬일까. 어떤 책에서는 수도승이 천국에 가지 못해 이유를 물었더니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 받지 않고 수도만 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나 그럼 천국 못가는 걸까. ㅋ 시도 그렇고 양자역학도 그렇고 일상과는 조금 떨어진 그것들이 이 여름을 시원하게 한다. 다른데로 생각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명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양자역학책을 그렇게 들고 다니는 걸까. 어제는 그림책 테라피에서 중년 테라피를 소개했다. 청년시절의 꿈많음에서 자신도 모르게 난파선을 타고 있는 기분. 그것이 중년이라고 한다. 더이상 꿈도 우리의 것이 아니고 이룬것도 별로 없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열망도 옅어진 지금. 무엇에 기대어야 할까. 인생에 별 도움이 안되는 것같은 시나 물리학이나 읽을 수 있어서 난 만족한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정말 여유를 누릴 수 밖에 없는 노년이 올 것이다. 그때 재밌게 지내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까.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