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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by leaves

정말 짧은 제주도 여행이 끝나간다. 어제만 해도 봄날같던 이곳 날씨가 밤사이에 추운 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로 바뀌었다. 뉴스를 보니 수선화가 한껏 피어있는 곳도 있다는데 그곳에 가보지 못한게 아쉽다. 여행은 확실히 파트너와 이야기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평소보다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나누며 좀 더 친해진 느낌이다. 그간 제주도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이 떠오르는 여행이었다. 때로 아이 친구 가족과 함께 내 친구 가족과 함께 들렀던 이곳. 다들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함께 있으면 즐겁고 더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들. 다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일행들이었다. 나야 제주도나 왔다갔다 하지만 그 가족들은 외국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 같다. 나 역시 여행에 대한 기억은 모두 설레고 좋은 기억들 뿐이다. 왜 여행을 하고 집에 가면 마음이 넓어진 것 같고 숨통이 트이는 것 같은지. 집에서도 여행온 것처럼 그렇게 지낼 수는 없을까. 아마도 마음의 여유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뭔가 의무감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가능한 상태일 것이다. 또 아무래도 자연을 얼마나 가까이 할 수 있느냐도 포인트 중의 하나다. 이곳에선 바다도 보고 산도 보면서 멍때리는 나 자신을 본다. 바다에서 놀고 산에서 노는 나의 모습을 비춰본다. 돈을 벌어서 무엇에 쓸 것인가. 며칠간은 이렇게 지내도 아무 지장이 없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내가 하는 일을 잘 선택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런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화가 올 수 있다. 이렇게 머리가 맑고 집중이 잘 되는 것이 여행이라면 정말 자주 가야겟다. 지난 번 아이와 단둘이 왔을때는 내가 알아서 일정을 짜본 적이 없어서 부담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은 무언가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고 정말 휴식을 하고 가는 것 같다.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 된 걸까. 이대로 외국 여행도 도전해봐도 될 것 같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이곳 제주도. 지금까지 다녀본 곳들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특히 숲은 이번에 가지 못해서 다음 번엔 꼭 들르고 싶다.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생각날 이 곳.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는 이곳이 나 역시 잘 맞는 것 같다. 멀리 떠나 올 수록 그리워지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의 마음이 더 명확하게 보인다. 우리의 마음이 순수함 그 자체로 머물러 있길 바라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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