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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이유없는 사랑

by leaves

사랑의 궁극적인 상태는 내가 '아무 이유없는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는 사랑은 어떤 사람이나 상황 또는 어떤 사랑하는 대상에 달린 내면적 사랑의 상태가 아니다. 이런 사랑을 느낄 때 우리는 자신의 외면을 보면서 주위 환경에서 억지로 사랑을 끌어내려 애쓰는 대신 주변에 사랑을 가져다준다. 아무 이유없는 사랑의 상태에 들어서면 자유를 느낀다. 확장을 느낀다. 평화를 느낀다. 기쁨을 느낀다. 단지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는데는 다른 이유가 필요없다.

-마시 시모프

영적인 동반자 관계는 대인관계를 바라보는 상당히 다른 방식이다. 이는 영적인 성장을 목표를 서로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협력관게이다.

-린다 프랜시스

흐르는 강물처럼

셀리 리드의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고 있다. 처음 부분에 주인공 여자아이가 인디언 소년을 사랑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다들 멸시하는 인디언. 그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은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사랑이란 바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몇분간 말을 나누고 그의 눈빛을 느꼈을 뿐인데 그녀는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놀랍게도 그 소년도 그녀 주위를 맴돌면서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점이다. 그런면에서 비극은 아닌셈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에게 어처구니 없는 범인 현상금이 걸릴 만큼 그는 그 세계에서 섞일 수 없는 존재이다. 그녀의 사랑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이 사랑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사랑을 확인할 것이며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사랑의 결실을 이룰 것인지. 농촌을 배경으로 어머니가 없이 자란 소녀의 강인함이 기대를 돋운다. 우리 역시 한두번의 스침인데도 우리는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나는 그저 특출난데 없이 평범한 사람이고 그대는 그대의 세계에서는 유명하지만 나에게는 무명에 가까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믿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단단해 지고 이 감정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는 것도. 평화로운 저녁. 그대가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갑자기 울컥) 이 아름다운 감정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리고 사랑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 소설의 결말을 아직 모르듯이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우리가 서로를 믿고 현명하게 한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사랑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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