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필집에서 좋은 경험이 되었던 일들이라는 글을 보았다.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는 날들이라고 말하는 그녀가 참 대단하게 여겨졌다. 매일 같은 생활 속에 박제되어 버린 것 같은 날들이 있었다. 혼자 집안에서 서성이며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몰라 하던 때. 이제 이 나이면 알법도 한데 왜 난 아직도 모르는게 이렇게 많은지. 수필가로 등단했을때야말로 내 인생이 허투루 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가 예술이 될 수 있다니. 나를 등단시켜 준 분들께 참 감사했다. 그분들은 내게 글쓰기가 치유의 과정을 보내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 취지로 쓰고 싶었는데 그걸 알아봐 준 것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복잡했던 머릿 속이 정리가 되어가고 쓸모없을 것 같은 하루가 진주처럼 말갛게 떠오르는 기분. 한때 보도자료만 쓰던때는 내 글은 너무 드라이하고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내 삻 한스푼을 넣자 오묘한 색깔이 되었다. 사실 쓰고 싶지만 쓰지 않는 것들도 많다. 더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아서 일것이다. 이제는 좀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내가 얼마나 내 삶을 사랑하는지.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결국은 이렇게 잘 살아있다는 것. 이제 더이상 아플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내 글이 그저 장기자랑하듯이 끝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가슴을 울렸으면 좋겠다.
어느 수필가는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그녀의 글에서 빵냄새가 난다. 그녀는 무슨 사정인지 아이와 둘이 집을 나와 보호소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만약 내가 그런 경험이 있더라도 그녀처럼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그녀는 그렇게 많은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너무 훌륭한 글을 써내고 있다. 내 글 '나목'은 그녀의 글처럼 한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쓴 글이었다. 나에게 이렇게 동기가 되는 글들이 있다. 너무 부족한게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는 걸까. 요즘 내가 가진 딜레마이다. 나는 나의 과거를 온전히 잊을 수 있을까. 그것들은 어떤 식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칠까. 더이상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만약 이대로 시간을 흘려보낸다면 후에 후회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처럼 건강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겠다. 열심히 글을 써서 책도 내고 싶고 여행을 가서 여행기도 쓰고 싶다.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찬찬히 살펴보려고 한다. 조금만 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