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산다는 것

by leaves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늘어나니 자꾸 뭔가 올리고 싶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관심은 사랑이다. 나는 사랑받고 있다. 왜 나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나의 활동이 혹여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한 것이었을까. 나 자신을 알고 싶어서 한 것일까.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행동만 하는 것도 사실 불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짜 나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어렵고 중요하다. 사실 SNS 활동을 해서 기분 좋았던 적이 없었는데 테라피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으니 그 전과는 달라졌다. 나의 취향을 존중해주고 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든든한 아군을 둔 것 같다. 전에는 이런 기분을 별로 느끼며 살지 못했다. 나는 이상하고 특이한 아이였고 별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닥 친절하지도 않고 다정하지도 않은 내 성격 탓에 오해도 많이 받았다. 너무 솔직해도 안될 것 같았고 내 생각을 말하면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서 침묵했다.

가끔 나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걸까. 타인의 관심이 두렵기도 익사이팅하기도 하다. 나의 동화 속 주인공은 아주 오랫동안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다 자신에 대해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갈등한다. 사람들 앞에 나설 것인가, 영영 숨어지낼 것인가. 나는 늘 그런 기로에 서 있다. 나를 너무 좋아해도 부담스럽고 (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으므로, 늘 기대에 찬 행동을 할 수도 없고) 아무 관심이 없는 것도 서글프다. 그 어떤 적절한 선이 있는 걸까. SNS 초보자인 나는 게시물을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 나를 보여줄 것인가 말 것인가 이 문제가 왜 이리 어려운지... 지구에 사는 것은 정말 좋기도 피곤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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