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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날

by leaves

매년 오는 봄인데 그 감정이 똑같지만은 않다. 산책을 나서니 개나리와 벚꽃, 제비꽃까지 어김없이 그 자리에 피어있다. 지난 해 이 즈음 나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살았을까. 분노나 불안이 감정을 압도할 때는 거대한 자연이나 위대한 예술을 찾아 그 안에 깃들이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관점이 자신보다 더 크고 높은 것으로 이동함으로써 생각의 그릇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날씨가 내 마음처럼 오락가락해서 봄나들이를 못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지금 내 마음은 자연을 찾아 나서야 겠다는 생각이다. 꽃의 모양과 질감은 나를 설레게 한다. 그것만큼은 매년 같다. 꽃은 내가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는데 그 자리에 피어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준다. 이것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무는 그늘도 되어 주고 열매를 맺어 양식이 되어 주기도 한다. 어찌 나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내고 당연히 할 일인양 꽃과 잎을 피워내는 나무.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무 사이로 가면 기분이 좋다. 아직 잎사귀가 많이 나지는 않았지만 땅에는 벌써 봄나물들이 자라 여기저기서 나물을 캐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봄나물을 캘 줄 모르는 나는 나물을 사서 해먹을 생각이다. 냉이나 달래 그리고 쑥은 정말 봄의 향기 그 자체다. 날씨 따뜻해져 좀 더 행복해졌지만 한편으로 봄을 기다리다 지친 것인지 좀 심드렁해져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뭔가 일을 벌여야 할 때인지도. ㅋㅋ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도파민 중독의 나는 요즘 많은 것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다. 나 자신을 설득 중이다. 좀 더 에너지를 발산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일단 걷자. 주말에 대공원 산책길이라도 걷고 싶다. 정말 맛있는 김밥과 영천시장 꽈배기를 먹을 수 있는. ㅋ 그대도 내가 자주 먹었던 영천시장 꽈배기를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신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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