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나서면 라일락향기가 바람에 실려온다. 향에 민감한 나는 꼭 그 향기를 가까이서 맡아보곤 길을 나선다. 자연은 어쩌면 그렇게 싱그러운 향기를 지녔는지. 맡아본적은 없지만 백화점에서 유명한 향수가 그보다 더 나을까. 잠깐 나갔다왔다가 깜짝 놀랐다. 돌풍이 몰아쳐 정말 날아가는 줄 알았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오늘도 외출하려던 계획은 실패했다. 사실 할 일은 많다. 쇼핑물에 물건도 올려야 되고 성경 모임 숙제도 해야한다. 아줌마 신분으로 집안일도 해야한다. 해도 끝없는 일... 하지만 일이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면서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 내가 게으른 편인건지 집안일에 관심이 없는건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선 순위에 따라 집안일은 뒤쪽이다. 그나마 요리를 할 줄 안다는 것이 위안이다. 엊그제는 스콘을 구웠는데 설탕과 버터가 너무 많이 들어갔는지 쿠키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맛은 있었다. 전에 식빵을 구운 적이 있는데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그 다음엔 해보지 않았다. 다만 식구들은 너무 맛있게 먹어 주었다. 갓 구운 빵의 향기와 맛은 비할데가 없다. 시간이 날때 빵을 구워볼까 생각중이다. 아니면 쿠키라도 ㅋㅋ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은 기분. ㅋ
전에는 반가구를 사서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페인트 칠을 했다. 그리고 천을 오려 붙여 장식을 했다. 반가구는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이후 가공은 안한 것으로 그래서 가격이 저렴하다. 부엌 가구 같은 것을 그렇게 쓰니 나만의 공간이 연출되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답답증을 느끼는게 뭔가 일을 안벌려서 일수도 있다. 그게 뭐든 나의 일부로 나를 표현하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 나도 예술가 기질이 있는 걸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