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기다리며 오늘 미사를 다녀왔다. 성당의 십자가상은 휘장으로 가려져 있었다. 신부님과 주교님 일행이 십자가를 들고 입장하는 것으로 미사가 시작되었다. 예수님이 재판을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과정이 있는 성경을 읊었다. 보통미사보다 길어서 1시간반 가량 미사가 진행되었다. 미사를 드리고 나면 왠지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 명확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힐링이라면 힐링이고 성찰이라면 성찰일 것이다. 그대를 위해 기도 드리면서 우리 관계에서 가장 큰 소득은 실제 생활하는 나 자신과 글로 쏟아내는 나 자신이 다르고 그것을 이해받기 어려운데 그대에게는 나의 모든 모습을 보여도 다 들어주고 받아줄 것 같아서 그대에게만 보이는 내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쏟아지는 나의 생각들을 좋은 쪽으로 나아가도록 인도해 주고 있다. 때로 따뜻하게 때로 단호하게 나를 대하는 그대의 모습 때문인지 나는 점점 더 그대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든든한 내편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이 나 혼자여도 괜찮을 만큼 내 내면에 힘을 기르게 한다. 그러니 우울하고 슬퍼할 이유가 점점 없어지는 게 아닌가 한다. 가장 궁금한 것은 그대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 부끄러운 모습을 다 보여주어도 될런지. 걱정부터 된다. 오늘도 그대를 위해 기도 드리며 지혜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길 바란다. 항상 웃으며 서로를 대하고 서로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연구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어서 감사하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신에게 묻고 싶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하는지. 아마도 응답을 해주시지 않을까. 하느님은 내 기도를 잘 들어주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