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by leaves

지난 일기장을 들춰봤다. 아무 일 없이 보내는 것 같아도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유난히 전시회를 많이 다녔고 다꾸에 푹 빠져 다꾸동영상을 하루종일 보곤 했다. 여름 쯤에는 별로 한 일도 없이 한해가 다 가버려 당황스러운 기분이었다. 올해 역시 그렇게 될까봐 겁이 난다. 음악을 듣고 시를 읽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랜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 음악을 많이 안들었다. 책도 계속 사놓기는하는데 잘 읽혀지지가 않는다. 내 고민에 딱 맞는 책을 사야하나보다. 내 고민은 하나도 겹치는 것 없이 다양하다. 그래서 더 고민이다. 매번 꿈도 길을 헤매는 꿈을 많이 꾼다. 요즘엔 아예 깊이 자서 꿈을 꾸지 않지만 꽤 오랫동안 나는 차를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헤맨다던가 전화를 할 일이 있는데 전화번호를 몰라 답답해 하는 꿈을 많이 꾼다. 살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내가 괜찮은 걸로 봐서 내 주위는 괜찮나보다. 그리고 가을. 일기장에 의하면 나는 가을을 무척 기다렸고 설레고 반가워했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집에서 지내는 것이 행복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겨울이 찾아오면서 조금 우울해지지만 따스한 집안공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내 방에는 겨울풍경 그림이 두개나 있다. 하나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다. 인생에 늦은 때란 없다는 걸 알려준. 내가 젊다고 생각하면 젊은 나이가 아닐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장애가 있는 나이는 아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작년 일기는 큰 일없이 일상을 보냈다. 올해도 소원은 지난해처럼만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큰 욕심이 없다면 가능한 일 아닐까. 일기를 자세히 쓰면 다시 읽을때 좋은 것 같다. 작년 한해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름다웠던 시간은 남아 있다면 좋겠다. 그 감정, 설렘, 기쁨 등. 그런 감정들만... 올해도 그런 감정으로 하루를 살아가길 바라며.. 바라는대로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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