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폭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비에 잠기지 않는 곳에 사는 내가 다행스럽기도 하고 뭔가 세상이 달라 보이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 나는 그림책 테라피스트가 되었고 등단한 에세이스트가 되었다. 누군가는 습기의 힘을 믿는다는 나의 말을 기억해 내고 이번 여름에 비가 많아 와서 습기의 힘이 발휘된게 아니냐고 한다. 사실 나는 내가 그런 말을 한 것조차 잊고 있었다. 내가 너무 의욕적일 때 안타깝지만 나는 내가 조증이 아닐까 하는 의심부터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임계점에 닿아 입원해야할 만큼 이상해지는 게 순간이기 때문이다. 매범 입원을 할때마다 나는 내가 왜 입원하게 되었는지 반추해 보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난 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고 의사 선생님은 내 말을 다 믿지 못한다. 내가 산림청 수기에 대상을 받아 상을 받으러 가기 위해 퇴원해야 한다는 말도 쇼핑몰 수입이 남편 월급보다 많다는 말도 나의 환각이라고 믿는다. 그게 사실이라고 남편이 입증을 해주었을때 비로서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믿는다. 내가 알기로 조울증 환자들은 단숨에 책 한권을 쓰기도 하고 사업이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도 한다. 그 순간만큼은 초인적인 힘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믿지 않는다. 그들 눈에는 단지 환자이기 때문이다. 하긴 그걸 믿고 안믿고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나만 알고 있어도 될 일들이었다. 이번에 내가 등단한 것은 너무 의외여서 나도 놀랐다. 사람들은 몇년을 준비한다는데 한번에 쓴 글이 당선이 되었으니 말이다. 누구든 믿기 힘들 것이다. 하긴 내가 등단한 것이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나만 내 꿈을 성취한 거면 된 거지. 새벽에 아주 조용한 날 빗소리를 듣고 싶다. 요즘엔 금세 자버려서 새벽시간이란게 나에게 존재하지 않지만 오롯이 혼자 있는 기분으로 그렇게 비와 마주하고 싶다. 나에게 습기의 힘을 전해줄.... 어딘가에서부터 시작되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