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by leaves

난 정말 4차원 같을 때가 있다. 남자친구랑 싸우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고 웃고 있다니. 근데 정말 재밌다.이거. 콘텐츠가 많지 않아서 아쉽다. 이런 코미디 많이 해줬으면. 웃을 일이 없는 내 인생에 웃을 일이 많았으면.

도대체 비는 언제까지 오려는지. 이젠 좀 날씨가 개었으면 좋겠네. 그럼 뭘 해도 기분이 좋을 텐데... 요즘 왜 이렇게 일이 손에 안잡히고 컴퓨터만 하고 있는지. 원소윤님이 추천해 준 책들이나 도서관에 빌리러 가야겠다. 그리고 그녀가 냈다는 책도 사보고. 벌써 도서관에서는 대출이 어렵다. 소문이 이리도 빠른 것인지. 놀라운 건 오래전 내 친구랑 너무 닮아서 자꾸 그 친구가 생각난다는 점이다. 내가 좋아했던 똑똑하고 다정한 친구였는데. 아직도 영화일을 하고 있겠지. 사람들은 내가 영화일을 했다고 하면 동경의 시선으로 본다. 나도 그 일을 하기 전에는 그랬으니까. 지금은 기억나는 일조차 별로 없다. 부산국제영화제에는 87학번인 내가 좋아하는 선배도 아직 일을 하고 있다. 존경스러울 뿐이다. 영화는 내게 어떤 의미로 남은 걸까. 언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겠다. 영화를 좋아했을 때는 주인공들이 입는 옷이며 소품들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고 그야말로 덕후였다. 개봉하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나 만화는 빠짐없이 보고 국내외 영화감독들 중 주목할만한 사람들에 대한 지식은 기본이고. 씨네21을 정독하고. 그랬던 나는 자연과 종교에 빠져 있다. 나를 구원하는 것들. 이제 자극적인 영화는 아예 못보겠다. 내가 추구하는 삶과 너무 다르고 나의 영혼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블 영화나 미션 임파서블 정도는 봐준다. 약간의 아드레날린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웰메이드이기도 하다. 놀란 감독의 신작이 궁금하다.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많고 세상이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인데 그와 관련된 영화를 맷 데이먼과 찍는다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내년에나 개봉하려나.

앞으로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가 꿈꾸는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인생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얼마 뒤 성경모임이 끝나고 수녀님과 왜관에 있는 수도원을 가기로 했다. 좋은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원소윤 코미디언이 종교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간다. 천주교 신자인데 그녀와 종교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 재밌을지. 나의 성경공부가 헛되지 않았으면. ㅋ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요즘 보는 유튜브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너무 평범한 것 아닌지.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4차원이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비가 오니 생각하기에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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