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나는 무언가 잃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기분이다. 실제로 나는 물건을 종종 잃어버린다. 사실 나는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나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은 그것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다. 언제 쓰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꽂고 다닌 머리핀, 아까워서 자주 들고 다니지 않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그려진 우산, 자주 쓰는 신용카드, 좋아하는 사프나 볼펜 그리고 책갈피, 여름내내 입고 다닌 나시까지.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아무리 찾아도 그것들은 금세 나타나지 않는다.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집착에 가깝게 집안을 다 뒤져서 그것들을 찾아낸다. 특히,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그려진 우산은 전시회에 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산 것인데 너무 귀하게 생각되어서 한두번 밖에 써본 적이 없다. 수많은 우산 중에 그것처럼 보이는 것이 없었다. 어느 비내리는 날 찾기를 포기했을 때 내가 골라든 우산이 그 우산임을 밖에 나가서 펼쳐 보고야 말았다. 나는 그 우산을 찾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까지 했었다. 그런데 앍고 보니 우리집 우산꽂이에 꽂여 있었는데 색깔이 파래서 그 우산이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나는 색깔이 까만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의 기억이 잘 못된 것이었다. 여하튼 나의 기도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그 외에 물건도 어차피 집 밖을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개는 집 안에서 발견되는데 며칠은 속을 태워야 한다. 머리핀은 결국 찾지 못하고 새것을 샀는데 빨래통에서 발견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잃어 버린 물건은 반드시 찾게 된다는 믿음이 생겼는데 아직 안경은 찾지 못했다. 도대체 잠을 자려고 머리맡에 놓은 안경이 어디로 갔을까. 저희들끼리 모이는 장소라도 있는 것인지. 그곳에서는 온통 나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 날 것 같다. 나의 사소한 습관, 장점과 단점 그리고 함께 보낸 시간들. 함께 있있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으니 그것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앞으로 나는 그것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내 집 안에 있을까. 파랑새처럼. 진심을 다해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을때 마음이 닫히곤 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오랜 시간들은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나. 앞으로의 시간들을 우리가 견딜 수 있을지. 그렇게 단단한지.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지내봐야 하지 않을까. 그대의 침묵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