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숲에 가본 적 있는지. 피톤치드가 가득한 나무냄새가 코를 간질이고 투둑투둑 빗소리가 경쾌하다. 때론 비를 맞아도 좋다. 몸의 열기를 식혀주는 빗줄기는 웅덩이를 만들어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몸의 열기는 수증기가 되어 다시 물이 되는 과정을 거친다. 우비와 장화를 신고 비내리는 숲속을 걷는다. 차작차작하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싶어 웅덩이에서 제자리 뛰기를 한다. 엄마들은 감기 걱정과 빨래 걱정을 하다 그만 웃어버린다. 아이들이 좋으면 엄마도 좋다. 그렇게 비를 맞이하고 실내로 들어와 도시락을 먹는다. 바깥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먹는 도시락은 꿀맛이다. 비는 자꾸 놀자고 창문을 두드린다. 아이들에게 비는 친구이다. 나 역시 습기의 힘을 믿는다. 건조한 열기 속의 도시생활에 지쳐갈때 내리는 비는 몸과 마음을 적신다. 머릿 속이 맑아지고 답답한 가슴이 트인다. 세찬 폭우만 아니면 숲동이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숲을 거닌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비와 장화는 필수다. 평소 비를 맞을 수 없는 환경에서 비를 맞아도 좋은 숲 속 놀이는 해방감을 준다. 봄비는 겨우내 잠자던 동식물을 깨운다. 말라있던 개울에 물이 들어차면 도룡뇽이 알을 낳고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 곧 있으면 진달래 화전과 목련꽃차를 마실 시기. 드디어 봄이다. 아이들은 초록의 공간을 거닐며 자란다. 봄이면 생명이 모두 피어나는 신비에 감동하는 하루하루다. 자신도 모르게 자연의 지헤를 배우고 모든 생명이 나고 자라고 소멸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신비하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