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

by leaves

오랜만의 새벽이다. 비가 오는 오늘 비폭력대화 모임을 하고 반가운 그림책 테라피 선생님을 만나 수다를 떨었다. 만날 수록 내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이들이 있다. 서울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인정많은 사람들을 만나 사람들 속에 어울리는 기쁨을 맛보는 요즘이다. 어쩌면 내가 나 자신을 잘 몰랐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렇게 좋은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하고 글을 쓰고 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걸 나눌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나보다 사려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고 그만큼 배울 점도 많아졌다. 한두번이 아니라 몇번의 만남이 나를 안심시키고 이야기해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었기에 나도 나를 드러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림책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난 그런 사람을 좋아하나보다. 적당히 나에게 자극을 주는 ... 그래서 내가 더 지혜롭게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대를 비롯하여... 이런 걸 지적이라고 하는 건지. 그렇다면 나는 지적인 여자가 되고 싶다. ㅋ 지금은 흉내도 못내지만 언젠가는...ㅋ 이런 욕구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젊은 시절 나에겐 문제가 너무 많았다. 그 문제들을 책이 해결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에 매달린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책에서만 답을 찾을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니까. 시행착오를 거치고 자신을 달래면서 묵묵히 가야하는 거니까. 그래도 책이 좋다. 사춘기 아들이 문득 책을 읽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은 없냐고 묻더니 사서가 될까 한다. ㅋ 문득 수도원 도서관 관장님이셨던 친척 신부님이 떠올랐다. 피는 못속이는 걸까. 나도 한때 사서를 꿈꾸었다. 그게 좋은 직업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복잡한 세상을 등지고 오로지 좋아하는 책만 읽을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권해 주고 싶다. 요즘 나의 습관은 읽을만한 책이나 그림책을 사서 쌓아두는 것. ㅋ 돌아다면서 얻는 정보가 많아 책을 사게 되는데 정작 너무 바빠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 그리고 디팩 초프라나 융의 책처럼 단숨에 읽게 되는 책이 없다는 것. 집중해서 빠져드는 책을 읽는 기쁨은 비교할게 없다. 나의 미래가 궁금하다.나는 내 마음에 드는 내 미래를 가질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야 할까.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나가 셋팅해 놓은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가장 젊은 시절의 나이다. 후회가 없어야 할텐데... 순간순간 나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나 자신과 싸우는 나를 본다. 이제는 좀 더 다그치치 않아도 될텐데... 나는 나에대해 늘 폭력적이다. (비폭력대화에 의하면) 그런 부분만 빼면 나는 지금의 나가 좋다. 유유자적하며 즐기듯 해나가려고 하는... 매일 아침 선물을 받듯 주어지는 하루. 좀 더 많이 웃고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가야겠다. 이제는 그럴 나이니까. 나는 내 나이가 좋다. 경쟁 속에 나를 맡기지 않아도 되고(물론 쇼핑몰들 사이에 끼여있지만) 성공해야 한다는 헛된 욕망도 필요없는...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싫어하는게 뭔지 알아가는 나이. 하루의 목표는 즐겁자. 이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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