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속도와 옆사람의 속도는 같을 수 없으며 인생에 정해져 있는 적당한 속도 역시 없다.
-카린 마르콩브
마음은 오로지 사랑으로만 조율할 수 있는 현악기이다.
- 하피즈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세네카
나의 일요일은 왜 평일보다 분주한지. 월요일 아침의 평화를 기다리며 하루를 보낸다. 월요일은 사람들이 일을 하는 시간. 사실 나의 아침도 그리 한가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고 나의 속도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낮잠을 자다 꿈에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하는 꿈을 꾸었다. 사람들에게 직장을 알아봐 달라고 청하려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안도했다. 학교 다닐때 시험때문에 초조한 꿈을 꾸는 것처럼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 어른은 일을 해야한다. 아직도 직장을 구하러 다니던 때의 불안과 초조가 내 어딘가에 깊숙히 박혀 있었나보다.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 투성이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거기다 산책까지 하고 말이다. 강가를 산책하다보면 정말 나 혼자가 아닌 것 같은 반가운 기분이 든다. 이제는 느티나무의 환한 나뭇잎이 비 내린 길가를 장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은 어떤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는지. 이 세상에는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지. 융의 말처럼 집단 무의식이라는 것이 있어서 인간의 공통적인 느낌이나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의 수필은 아마도 나의 무의식에 대한 탐구가 될 것 같다. 나는 왜 커피를 좋아하며 산책을 좋아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의 사람을 좋아하는지. 자연은 왜 늘 나에게 감동을 주는지. 그 순수함과 느긋함 인내심 등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기에 그런게 아닐까. 자기와 좀 달라도 밀어내지 않는, 그 어떤 풀과 나무도 자라날 수 있는 넉넉함. 나는 아직도 숲에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가을 낙엽에 설레는 나를 보며 이제 겨울 준비를 하는 나무가 왜 그리 예쁜지. 커피나 맥주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내가 얼마전에 쓴 수필의 마지막과 세네카의 말이 비슷해서 놀랐다. 내 안에 부는 바람이라는 수필인데 바람과 함께 춤출 날을 기다린다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세네카는 인생이란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스토아 학파인 세네카의 경지에 다다른 걸까. 점점 스토아 학파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점점 인생에 대해 통달해 가나보다. 나이를 헛먹지는 않았나보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한다. 아무도 일러주지 않는 나이드는 법을 스스로 깨우치기 위해서 말이다. 내일을 기대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싶다. 다음 날이 기다려지는 인생이란 얼마나 멋진 일인지. 나는 내일 어떤 것을 기대하며 잠들까. 역시 먹는 것 뿐인 걸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