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위저드 베이커리><우주로 가는 계단><훌훌><불편한 편의점><창 밖의 아이들><페파민트> 등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인데 이상하게도 나와 결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소설보다 내 마음에 더 와닿았고 술술 읽혔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아직 나는 여고시절에 머물러 있다. 가장 아름답고 치열했던 시기.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하루하루 떨었던 그 시절에서 나는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청소년 소설은 내 이야기인 것만 같다. 나는 벌써 50이 넘은 중년인데 말이다. 유려한 솜씨로 아이들의 내면을 짚어 나가는 솜씨들이 좋았다. 그 어느 시기보다 복잡한 내면을 가진 시기인데 그걸 장편으로 엮어내다니 나에겐 넘사벽일 수 밖에 없다. 나도 저렇게 진지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잊어 버렸다. 다시 쓰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없다. 다음엔 마감이 없는 소설을 써야 겠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그런 면에서 잘 커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생채기를 입었고 아직 '아픈'사람이다. 그 상처가 깊었나보다. 힘들고 어두운 시기를 건너가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이렇게 좋은 글을 읽고 쓰는 생활이 마음에 든다. 물론 마감의 고통을 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