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베이컨 게임이라는 게 유명했을 때가 있었다. 지명하는 사람과 내가 몇단계를 걸쳐 아는 사이인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유명 배우들과 영화작업을 했던 나는 아마도 다른 이들보다 유명인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는? 소설가 김연수 시인이 그 시인을 무척 좋아하나보다. 그녀 시집의 추천사를 많이 쓴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직장 다닐때 김연수 작가와 메일을 주고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일때문에... 그렇다면 메리 올리버와 단지 두 단게일 뿐이다. 그러면 영화배우는 정우성, 이정재와 같은 배우들과 작업한 적이 있다. 그러니 한 단계. 요즘 가장 핫한 작가인 부커상 후보였던 박상영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같이 습작을 했던 사이이다. 그럼 내가 유명해질 가능성은? ㅋ 사실 난 유명해지기보다 나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빨리 찾고 싶은 마음 뿐이다. 대부분 내 글을 읽은 사람은 자연에 대해 쓰라고 한다. 그 부분에서 내가 탁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 쓰기에는 내 생각이 그다지 깊지 않다. 메리 올리버의 시를 읽으며 영감을 받고자 한다. 소설가 언니가 시인은 소설을 읽어야 하고 소설가는 시를 읽어야 한다고 한다. 사실 사놓고 보지 않은 시집도 많다. 그런데 메리 올리버나 나희덕의 시집은 너무 예쁘고 그 안에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그렇게 나와 잘 맞는 작가를 찾아내는 것이 요즘 나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알라딘에서 책이 도착하면 그것만큼 즐거울 때가 없다. 책은 왜 나를 즐겁게 할까. 나를 외롭게 하지 않아서... 나를 깨닫게 해서... 오늘은 또 무슨 책을 살까 즐거운 고민이다.
바람에 낙엽들이 뒹군다. 아직은 초록이 가시지 않은 놀이터. 놀이터에는 노인 뿐이다. 조금이라도 햇빛을 받으려 목도리와 모자를 쓰고 벤치에 앉아 있다.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는 걸까. 아니면 멈추길 바라는 걸까. 다 떨어진 낙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늘이 너무 푸르다. 그 짙은 파랑에 손을 담그고 싶다.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 자리가 오래도록 비어 있으면 좋겠다. 오늘 나의 내면은 카모마일 한잔으로 평화롭다. 자신을 평화롭게 하는 것을 아는 이야말로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순간순간 불안이 올라오지만 그것이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이제는 내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힘이 글을 쓰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나 이외의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되기 때문이다. 아, 집에 가서 그림책 읽고 싶다. 요즘은 보고 싶은 책이 별로 없어서 그림책은 별로 사지 않았다. 책값도 만만치 않다. 돈을 많이 벌러야지. ㅋ 결국 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