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능. 조카가 시험보는 날이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잘 그리고 그리기를 좋아했던 조카의 목표는 홍대 미대. 우리 집안에도 미술가가 생기는지. 이미 경희대 미대는 합격을 해놓고 홍대 미대 면접만 남아 있다. 면접 인원의 3분의 일만 뽑는다니 면접이 굉장히 중요한가보다. 응원하는 맘으로 빗 속을 뚫고 아는 이가 추천해준 집 근처 미술관을 찾았다.
그림이라기 보다 사진에 가까운 동식물을 한자리에 그렸다. 먹이사슬 따윈 없어 보이는 평화로운 천국같은 풍경이었다. 우리가 서로를 잡아먹지 않는다면 좀 더 세상이 평화로워 질까. 이 모습은 사진으로는 불가능한 그림이기때문에 가능한 풍경이었다. 하나하나 동물과 식물을 살펴보면 털이 바람에 나부낄 것 같고 금방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하다. 따로 어떤 기법이 있는 것인지 그냥 수채화나 유화인지 궁금했다. 유화라고하기엔 표면이 무척 매끄러웠다. 아이도 학교에 가지 않아 데리고 갔다. 동물원보다 미술관을 더 좋아하는 아이. 시간이 있다면 많이 보여주고 싶다. 무엇이든 가능한 그림의 세계. 그림이라 이해하기 쉬운 것 같지만 그 철학의 깊이는 글을 쓰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와닿는 것 같다. 우리 아이도 형편만 닿는다면 예술가로 키우고 싶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꿈이 무엇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 오히려 나보다 더 현실적이다. 생명공학에 관심이 많은데 이과가 더 먹고살기 좋다며 이과를 가겠단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걸 했으면 좋겠다. 오늘 시험보는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