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 문우들과 함께한 티타임은 우리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끼게 했다. 반면에 요즘으로 치면 100세 시대라 아직도 살 날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 반드시 축복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나의 경우, 삶에 대한 미련이 많지 않고 앞으로 살날에 대해 반드시 희망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지 않아서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는 인생을 더 살아봐야 무엇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수많은 책들이 인생에 대해서 논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왜 행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나는 언제가 가장 행복할까. 수필을 쓰기 시작하면서 인정의 욕구가 채워지고 나에게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명예에 대한 욕구가 돈만큼이나 강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가당착에 빠진 것은 사실 내가 세상에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는데 수필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영화를 좋아하는 것과 그림책을 좋아하는 것, 다이어리꾸미기에 빠지거나 바느질하기에 빠져드는 것 모두 현실도피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실보다 근사해 보이는 영화 속 세계. 무언가에 폭 빠져 산다는 것은 편리한 일이기도 하다. 아마도 나는 영화를 좋아했던 그때처럼 항상 무언가 덕질을 하며 지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마음. 아직도 내게 열정이라는게 남아 있나보다. 다만 머리가 안따라 준다는 것. 기억상실증 수준의 요즘 상황이라면 비관적이 될 때가 많다. <당신이 우주다 >라는 디팩 초프라가 쓴 책은 역대급으로 어렵다. 그의 책이라면 늘 단숨에 읽어버렸는데 이번엔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도 열심히 읽어봐야지. 우주에 대한 관심이 나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을테니. 올해도 우주의 리듬을 타고 바라는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그의 책을 읽는다. 결국 내가 되고싶었던 것은 예술가였던 걸까. 우주가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생겨났듯이 나 또한 무언가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닌지. 이번 생은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