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도 런던이 있습니다. 토론토에서 차로 약 2시간가량 걸리는 곳에 위치한 이곳은 캐나다에서 15번째로 큰 도시예요. 이 도시 한가운데로는 템즈강이 흐르고 근교에는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라는 작은 도시도 있답니다.
토론토나 밴쿠버 등 대도시에서는 이케아나 다양한 가구점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런던은 대형 가구점이 많지 않고 가구점의 물건도 다양하지 않아서 마음에 쏙 드는 가구 사기가 어려워요.게다가 이제 막 캐나다에 온 경우에는 더더욱 가구를 냉큼 사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요. 고민을 조금 덜어드리기 위해 제가 런던에서 가구를 구입했던 방법을 공유해 드릴까 해요.
한국에서 캐나다에 입국하기 전 미리 사두면 편리한 가구 - 예를 들면 소파, 매트리스, 식탁 세트 등 - 을 구입하기 위해 이케아와 JSKY의 캐나다 온라인 매장에서 가구들을 검색했습니다. 가격을 비교해보니 JSKY보다 이케아가 훨씬 가성비가 좋더라고요. 특히 매트리스는 JSKY가 더 비싸기도 하고, 디자인 면에서도 이케아가 더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이케아 캐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물건을 다 고르고 주문하려는데 제가 주문한 대부분의 물건이 런던까지 배달이 안된다고 나오더군요. 오로지 매장에 가서 픽업을 해야 하는데, 주문한 물건들이 런던 근처의 매장에도 재고가 없어서 픽업조차도 안되는 겁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런던 내에서의 물건 재고가 많이 부족하다는 건 현지에 계신 분에게 소식을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요. 배달이 가능한 매트리스만 주문을 완료하고 나머지 가구는 캐나다에 도착하자마자 사기로 하였습니다.
캐나다 도착 후 격리가 풀리자마자 곧장 가구 매장에 갔습니다. 런던에는 불행히도 이케아 매장이 없고 가장 가까운 이케아 매장은 한 시간 반 거리에 있었어요. 이제 막 캐나다에 와서 지리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케아까지 가기에는 조금 부담되더군요. 배달이 필요한 제품의 경우에는 배달료가 만만치 않기도 하고요. 다행히 런던에는 JSKY매장이 있었답니다. JSKY는 덴마크 가구 회사예요. 그래서인지 가구 느낌이 이케아랑 비슷합니다. 이케아보다 물건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지 않지만 대신 내구성이 좋아요.
런던 시내에서 funiture로 검색하면 매장이 꽤 나와요. 현지분 말씀으로는 캐나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가구점은 가격이 비싸다고 해요. 그나마 JSKY가 가격이 저렴한 편이랍니다. 캐나다는 가구나 공산품 가격이 한국보다 많이 비싸요. 대신 세일 기간이 있고 세일을 알리는 전단지가 우편물로 자주 오니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세일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런던에 위치한 가구 매장
우리 집에서 가까운 JSKY매장은 널찍하지만 가구 외에도 여러 잡화류를 팔고 있어서 순수하게 가구로만 볼 때는 매장 규모가 작은 편이었어요. 물건들이 아주 세련되고 예쁘다는 느낌은 덜 받았지만 가격 대비 대부분 튼튼하더라고요. 싼 게 비지떡인 그런 물건은 잘 안 보였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화이트 톤의 가구들이 많아 다행이기도 했고요.
다양한 협탁들, 모양은 대부분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만져보니 튼튼합니다
식탁과 의자가 진열된 매장 내부
타올이나 부엌용품 등도 다양하게 팔고 있어요
가격이며 디자인이 쏙 마음에 들었던 책상, 하지만 재고가 없다며 팔지 않더라고요. 그럼 왜 진열을 하는거얌 ㅠ.ㅠ
JSKY 의자는 디자인이 깔끔해서 제 마음에 다 들더군요
굉장히 튼튼한 원목 식탁, 마음에 들어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식탁은 사지 않았는데 좀 후회중...지금은 재고가 없을 거에요.
요런 사이즈의 소파가 599불, 3인용 널찍한 소파는 대부분 1000불 이상
사이즈도 색감도 적당하고 방수되는 패브릭이라 요 소파로 낙점, 가격은 699불...한국에서는 70만원이면 크고 예쁜 소파 골라서 살 수 있는데 말이죠...눈물을 머금고 구입했어요.
고르고 골라 산 소파 테이블, 129.99불
JSKY에서는 소파와 소파 테이블, 큰아이 책상 이렇게 3개를 구입했어요. 배달료는 약 85불 정도였고, 조립이 필요한 책상은 조립비가 따로 들기 때문에 직접 조립했어요. 소파는 전시제품만 남아 있어서 15프로 할인을 해 준다고 해서 좀 더 깎아달라고 네고하여 결과적으로 20프로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캐나다에서 네고는 좀 쉽지 않다고 해요. 그래도 혹시나 물어보니 으외로 쉽게 직원이 응해줬어요. 아마도 매니저여서 가능했나봐요.
그리고 월마트에도 들렀습니다. 월마트에도 다양한 식기류, 가전제품류와 함께 작은 가구들을 팔고 있더라고요. 고르고 골라 1인용 체어와 아일랜드 식탁에서 사용할 의자를 구입했어요.
월마트에서 59불에 산 내 최애 의자, 2개 구입 후 마음에 들어 추가 구입하러 갔더니 재고가 없었어요 ㅠ.ㅠ
월마트에서 식탁의자로 구입, 하나당 49불
캐나다에도 중고매장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키지지라는 사이트(kijiji.ca)에 들어가서 내가 사는 동네를 등록하면 인근에서 판매 중인 중고가구를 검색할 수 있어요. 저도 JSKY에 간 첫날에는 눈팅만 하고 키지지에 들어가 몇 날 며칠 검색을 해서 마음에 드는 소파를 딱 찾았는데 문제는 운반이더라고요. 운반용 차량을 따로 빌려야 하는데 중고가구 가격에 운반비용 합하면 새 가구 가격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 결국 포기했어요.
키지지 홈페이지 첫 화면
소파로 검색하니 이렇게 나오네요
소파나 책상처럼 운반용 차량이 필요한 가구 말고 자가 차량으로 운반 가능한 가구들은 키지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큰아이 전자피아노를 사려고 검색 중인데 물건이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우리나라 당근처럼 캐럿이라는 중고거래 어플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사용은 안 해봤어요. 키지지나 캐럿은 아무래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네이티브 스피커와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에는 카카오톡의 런던 한인 오픈 채팅방에서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니 이곳도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아이들 옷, 헬멧, 자전거, 부엌용품 등등 다양한 물건이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단, 번개처럼 팔리기 때문에 원하는 물건이 나왔을 때 엄청 빨리 초이스를 하셔야 합니다. 저는 오픈 채팅방에서 책꽂이를 아주 저렴하게 득템 했어요. 채팅방에서 아이들 썰매나 스노보드, 책도 구입했어요. 그렇지만 이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간신히 거래에 성공했다는...
런던에 거주하는 한인분으로부터 20불에 산 이케아 중고 책장, 옆으로 눕혀 사용
집을 팔거나 세입자가 이사 나가는 경우 이전 세입자나 집주인이 가구를 일괄적으로 처분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 때가 잘 맞으면 힘들게 검색하고 발품 팔 필요 없이 중고 가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해요. 저는 그런 기회는 잡지 못했는데 채팅방에서 그런 식으로 일괄 거래를 하시더라고요. 한국에서 캐나다 집을 구할 때 이런 부분도 가능한지 미리 알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캐나다 런던에서 가구 사는 방법을 다시 정리하자면,
1. 이케아나 JYSK 등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기(단, 배달이 안되는 경우가 있음)
2. JSKY, 이케아, 월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기,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현지 가게도 둘러보기
3. 키지지(Kijiji), 캐럿(Carrot), 카카오톡 런던 한인 오픈 채팅방에서 중고로 구입하기
4. 집을 구할 때 이전 집주인이나 세입자의 가구를 저렴하게 구입하기
캐나다에서 가구 사는 법 생각보다 많이 어렵지 않지요? 특히 런던처럼 중소도시는 물건이나 가격의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서 선택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이랍니다. 너무 긍정적인가요?저는 한국보다 물건이 적어 오히려 고르는 시간과 고민하는 시간 둘 다 절약하니 좋더라고요. 캐나다에서 살려면... 빠른 속도와 다양한 선택 조건을 어느 정도 내려 두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