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출근하는데
그녀가 문밖에 서 있다.
태균은 기겁을 하고
말을 잇지 못한다.
오지 마란다고
정말 안 오는 거예요?
오늘 퇴근하고
꼭 오세요 하면서
발길을 돌린다.
하루종일 기분이 나지 않고
얘들 엄마생각이 난다.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뭔가 잘못되어 가는
생각이 든다.
가게문을 들어서니
반갑게 맞아준다.
문전박대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마음이 놓인다.
태균 씨!
아침에 미안했어
내가 경솔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용서해 줘 응?
나도 미안해요
서로 오해가 있었던 걸로
하고 앞으로는 잘해봅시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잖아요?
태균 씨 영업 끝나고
함께 가요 나 오늘
태균 씨 집으로 갈래요.
괜찮지요?
잘 다녀오세요
설거지와 집안 청소해 놓고
우리 집으로 갈 테니
걱정 말고 좋은 하루!
부장님! 잠깐 커피 어때요?
그려 김 차장이 웬일로?
어디에서?
가볍게 탕비실이면 됩니다.
부장님 블랙이 있고
믹스가 있는데요
뭘로 할까요?
그냥 달달한 믹스로~
네 알겠습니다.
부장님 요즘 전화가
부쩍 많이 오던데요?
누구세요? 애인?
쑥스럽구먼~
죄송하지만
말씀드려야 될 것 같아서
뵙자고 한 것입니다.
보자고 하면 무서운데
겁내지 마세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다름 아니라
사적인 전화가 많다고
동료들이 쑥덕거려서요.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신경 쓸게요 일러줘서 감사!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
건희 씨가 빨리 보고 싶어서~
입술에 침 좀 바르세요.
아니야 진짜여~
아무튼 앉아요.
식사도 될 겸해서
사리 들어간
골뱅이 무침 어때?
좋아요 그리고 소맥도 한잔.
소맥은 잘 마시지 않잖아요?
오늘은 당기네.
무슨 일 있구나?
아니 별일 아니야
건희 씨한테 살짝
할 말이 있어서~
뭔데?
일단 먹을 것부터 가져와요.
알았어요.
자~ 여기 대령입니다.
건희 씨 미안한데 우리 하루에
한 번만 통화하면 안 될까?
그러고 이렇게 퇴근 후
보면 되지 않아?
동료들 눈치가 보여서~
누가 뭘 해? 여직원들이?
사무공간이
오픈되어 있다 보니
통화소리가 들리나 봐.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우리의 사랑을
질투하는 거지 뭐~
알았어요 조심할게요.
화났어요?
아니 괜찮아요.
나도 생맥주 한 잔 할래?
그려 장사해야 되니
많이 마시지 말고~
네!
부장님 대표님 호출입니다.
무슨 일로?
아마도 부산에 출장?
갑자기 미안해요.
윤 부장이 부산에 출장 좀
다녀와야겠어요.
이틀은 있어야 해결이
될 것입니다.
잘 마무리하고 올라오세요.
알겠습니다.
건희 씨 회사일로
부산에 출장 갑니다.
1박 2일로 갑니다.
갑자기?
네 갑자기 일이 생겼어요.
회사에서 바로 가나요?
네 지금 동료 한 명과
승용차로 떠납니다.
잘 다녀오세요.
오후 2시쯤 부산에 도착해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바지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이 진동을 한다.
태균 씨 부산에는 도착했어요?
네 점심 먹으러 가는 중입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전화 끊을게요.
일을 끝내고 숙소로 가는 중에
또 전화가 울린다.
태균 씨 지금 어디?
응! 숙소로 가는 중~
저녁식사는?
숙소에서 샤워한 후
근처 식당으로 갈려고~
알았어요. 삐삐~
싱겁긴~
침대 머리맡에 둔
핸드폰이 또 진동을 한다.
태균 씨 뭐 해?
동료랑 한방 써?
그럼 출장비 아껴야지.
술은 안 마셨어?
피곤해서 그냥 숙소에서
쉬는 거야.
믿어도 돼? 혹시 옆에
여자 있는 거 아니지?
뭔 소리여 헛소리 하려면 끊어.
미안! 잘 자요. 삐삐~
잘 주무셨어요? 엊저녁에
내 꿈 꾸었어요?
피곤해서 코만 골았어요.
태균 씨 미워요. 삐삐~
지금 뭐해요?
업무 보는 중입니다.
끊어요. 삐삐~
점심 먹었어요? 혹시
여직원과 간 것 아니죠?
지금 바쁘니 나중에 통화해요.
답변을 해야죠?
무슨 답변?
여직원?
허참! 끊어요. 삐삐~
"건희 씨 지금 올라가면
저녁 12 시가 다 될 것 같아요.
내일 퇴근 후 가게로 갈게요."
바지주머니로 핸드폰을
넣는 순간 진동을 한다.
전화로 말하지 않고
왜 문자로 하세요?
정말 여직원과
간 것 아니에요?
그것이 아니고 건희 씨가
바쁠까 봐 문자로 보낸 것이여.
지금 한 테이블 있어요.
한가해요.
조심히 올라오세요. 삐삐~
화났구먼~
현관 번호키를 누르는데
등뒤에 건희 씨가 서 있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아니 지금까지 밖에 있었어요?
비밀번호를 모르잖아요?
아니 자기 집으로 가야지?
언제 도착할 줄 모르는
우리 집으로 왜 와요?
자기 집 우리 집이
어디 있어요?
둘 다 우리 집이지?
아무튼 들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