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

단편소설

by 송승호

형! 지루해?

문제는 여기서부터야~

형! 사실혼 관계 알지?


언제 일어나 아침상을

차렸어요? 진수성찬이네?

냉장고에 있는 것

모두 꺼내서 버릴 건 버리고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걸로

만들어 보았어요.

입맛에 맞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태균 씨 앞으로 집으로

자주 놀러 와도 돼요?

그럼~

비밀번호를 모르는데?

내 전화번호 뒷자리입니다.

고마워요.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이

잘한 일일까?

오늘은 피곤해서 집으로

간다고 건희 씨한테

전화를 하고 다른 때보다

일찍 집으로 왔다.

아파트입구에 들어서자

경비아저씨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인사를 하면서 축하해요 한다.

어리둥절하면서

무슨 축하냐고 물으니

건희 씨가 찾아와서

앞으로 함께 살 사람이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차량번호도 관리사무소에

등록을 했다고 한다.

어쩐지 기분이 찜찜하다.

저녁 12시쯤 현관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 건희 씨?

반가움보다 겁이 덜컹 났다.

이러다 함께 살자고 하면

어쩌지?

얘들에겐 어떻게 설명하지?

현관문이 열리고

건희 씨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왔어한다.

엉겁결에 어서 와하니

내가 온 것이 반갑지 않아?

하고 묻는다.

아니 좋아 짐 내려놓고

외투 벗고 씻어

라고 대답을 하니

고마워 태균 씨 하면서

윙크를 한다.

다음날도

출근은 했지만 하루종일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일주일이 지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다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건희 씨는 신혼인 것처럼

행동하며 아파트주민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부인처럼 잔소리를 하면서

모든 생활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


건희 씨 우리가 너무 빨리

가까워져서 서로를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인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

잠시 각자의 집에서 살면서

깊이 생각해 보면 안 될까?

뭔 소리예요?

우리는 이미 일심동체예요?

사실혼 관계라고요?

건희 씨 얼마나 살았다고

사실혼 관계?


하루종일 머리가 무겁다.

이러다 헤어지자고 하면

사실혼 관계라고 우기며

위자료를 요구하면 어쩌지?

그러고도 남을 사람 같은데?

어쩌면 이미 내 재산을

모두 파악했을지도 몰라?

퇴근 후 집에 가는 것이 두렵다.

이혼 전의 생활과 비슷해진다.

너무 힘들다.


형! 어때?

이 보다는 더 낫지요?

그러긴 해도

참고 이해 하기가

나도 힘들어~

그럼 정리를 해요.

그러려고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

그 사람도

민건희라는 사람 못지않거든.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해요.


그러나 저러나 오늘

심란해서 도토리를 많이

주울 수 있겠어요?

열심히 주우면서 잠시

그 사람을 잊어보지 뭐.

그래요 저는

일터로 가겠습니다.

퇴근 후 파전집 가서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잔 하자고요?


형님의 사랑을 위하여

건배!


연재 끝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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