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한다는 것
내 일상과 주변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
최근 회사 숙소 환경 개선 업무로 꽤 큰 비용의 물품 구매를 진행했었다.
한번 구입해 놓으면 오래 사용하게 될 것이므로 가격대가 좀 나가는 제품으로 컨펌받고 법인카드를 시원하게 긁었다. 오랜만에 가성비, 저렴한 비용 따지지 않고 선택할 수 있어서 진행하기 수월했다.
침구를 주문했던 매장 사장님이 제품을 직접 회사로 배송해주시겠다고 해서 서로 확인 후 시간을 오후 5시로 정했는데, 5시 10분이 되도록 연락이 오지 않고 있었다. 좀 늦으시나 보다 하는데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40분까지 가서 전화드릴게요.'라고.
'뭐야... 시간 넘겨서 이런 문자라니. 5시 40분이면 퇴근시간 임박인데 좀 그렇네.'
물론 나는 회사에 있었고 저녁에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별 상관없었지만 뭐랄까, 시간 약속을 다소 가볍게 여기신 것 아닌가 싶어 살짝 언짢아졌다.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알겠습니다. 40분까지는 꼭 와주세요.'라고 답했다.
5시 35분,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만나러 내려갔더니 웬 걸.
이불가방 12개를 차에서 갖고 내리시는데, 사장님 혼자였다. 매장을 혼자 운영하시는 것은 방문했을 때 알았지만 그걸 다 혼자 가져오실 줄은 몰랐다. 이 날 4시경까지 나도 다소 힘쓰는 일을 혼자서 끙끙대며 했던 터여서 그랬을까, 홀로 짐을 내리는 사장님을 보고 있노라니 묘한 동질감이 일면서 맘 한편 짠한 느낌이 들었다.
아까의 언짢았던 속내가 민망하여 더 반갑게, 더 고마움을 담아 인사드렸다. 같이 내리고 옮기면서 이걸 다 혼자 가져오셨냐고 많이 힘드셨겠다고 하니, 사장님은 이불솜까지 하니까 부피가 커져서 1세트를 가방 2개로 나누게 되었다고 하시며, 고객님이 현장에서 세팅하실 때 씌우고 깔고 덮기만 할 수 있도록 이불 커버에 이불솜, 베개 커버에 베개솜 넣고, 라벨, 택 다 제거해서 가져왔다고 하셨다. 이러느라 오래 걸리셨구나. 최선을 다해 준비해 주신 맞춤형 서비스에 진심이 느껴져 결과적으로 나는 매우 만족했다.
앞서 침대를 주문하러 갔을 때도 나를 응대한 매니저분께서 나에게 말했었다.
"내 취향대로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회사분들 취향 맞추느라 힘드시겠어요. 저도 여기 매장 일하기 전에 다른 회사에서 관리업무를 해봐서... 어려운 일 하고 계시는 거 짐작이 돼요. 이 건으로는 제가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궁금하신 사항이나 필요한 사항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 후 여러 차례 문의, 확인, 변경, 재확인의 절차를 거치며 진행하는 동안 친절은 기본이었고, 변수 발생 상황마다 마음을 다해 같이 방법을 찾고 도와주셨다.
이렇게 내 입장을 잘 헤아려 좀 더 깊게 챙겨주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감동스럽고 고맙다.
생각하기에 따라선 판매자가 고객에게 해야 하는 당연한 일,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작은 일에도 마음을 담으면 상대에게는 분명 작지 않은 온도로 가닿는다. 접해보니 알겠다. 비단 판매나 서비스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언가에 마음을 담아 한다는 것, 정성이야말로 내 주변과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평소 정성과 거리가 먼 나로선 연습이 필요한 일이지만 노력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