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선물해준 소중한 기회
마음의 위안 삼아, 취미 삼아 시작한 글쓰기도 어느덧 9개월이 넘었다.
일상을 토대로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쓰고 싶을 때 썼다. 온전히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고, 일주일에 1편은 발행하자는 나름의 기준으로 노력해왔다. 그 결과 69편의 글과 오십여 명의 구독자분들이 생겼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쓰는 일은 쉽지 않지만 써 내려가면 다시 차오른다. 잘 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내 안의 기쁨, 슬픔, 아픔. 무엇이든 글로써 내보내면 그 비어진 자리가 다시 좋은 기운으로 채워짐을 느낀다. 글쓰기를 치유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계속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렇게 써오다 불쑥, 다른 곳에 글을 쓰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교육 관련 매체 발행을 진행하는 분께서 감사하게도 내 브런치 글을 접하고 원고 의뢰 연락을 주셨다. '언젠가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올까?' 막연히 상상해 본 적은 있지만, 아주 먼 얘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성큼 눈앞에 다가오다니, 내 글이 어디까지 가 닿는지 알 수 없음에 신기하고 설레고... 잠시 어안이 벙벙했던 것 같다. 아이가 있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의 글을 자주 찾아보다가 내 글에 멈췄고, 글을 청해보고 싶어서 연락드린다는 말씀에 감동받았다. 내 글에 멈췄다는 그 말에.
테마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사례가 담긴 부모의 짧은 생활 에세이를 부탁하셨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써도 될까?' 망설인 것도 잠시,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경험해보고 싶었다. 내 맘대로 쓰는 글과 의뢰받고 쓰는 글은 분명 과정과 결과가 다를 테니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테마와 주제가 정해진 상태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방향과 목적을 잃지 않고 노를 잘 저어 나가야 하는 일이었다. 적절한 경험을 소재로 채택하고, 개요를 짜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나에겐 14년간 육아를 하면서 겪었던 숱한 경험이 내재되어 있었지만, 그중 어떤 것을 픽업해 어떻게 글로 표현해야 좋을지 막막함을 느꼈다. 많은 것들 속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초안을 제출한 후 몇 차례 수정과 보완을 했다. 피드백을 받고 다듬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나와 내 글을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좋은 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 메시지를 뒷받침할 소재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단락 별 소주제 잡는 것, 문장이 늘어지거나 표현이 중복되지 않게 하는 것. 나에게 문장을 늘여 쓰는 허세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담백한 글을 쓰려면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이다.
글 쓴다는 것을 가족 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기 어려웠다. 이렇게 내 글을 짚어볼 기회를 얻은 것은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일이었다. 몇 달간 꾸준히 써오니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묵묵한 꾸준함의 힘을 새삼 깨닫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노력할 힘을 얻었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향해 앞으로 한발 걸어 나간 기분이다.